대표적인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했다. 양대 산맥인 틱톡도 자체 이커머스 ‘틱톡숍(TikTok Shop)’ 준비에 나섰지만, 아직 연내엔 출시 계획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숏폼 플랫폼 '틱톡' 로고. /연합뉴스·로이터통신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틱톡의 국내 ‘틱톡숍’ 출시 계획은 답보 상태다. 틱톡은 중국의 거대 기술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가 개발한 숏폼(Short form·짧은 동영상) 플랫폼이다. 월간 활성 이용자가 10억 명을 넘는다. 틱톡숍은 이런 틱톡의 온라인 쇼핑몰이다. 2021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미국,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빠르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틱톡의 올해 글로벌 매출은 500억달러(약 69조55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 200억달러(약 27조7900억원)를 고려한 수치다. 틱톡숍의 경우 베트남에서는 올해 1분기 거래액 기준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틱톡은 틱톡숍 출시를 고려해 국내 상표권을 출원한 상태다. 다만 틱톡숍 출시 이후 상품 배송을 위한 풀필먼트(통합 물류) 서비스 체제는 구축되지 않았다. 틱톡코리아 관계자는 “연내 국내 틱톡숍 출시 계획은 없다. 그 시점이 내년이 될지 내후년이 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시범 운영(베타 테스트)을 하기에는 물품 배송 라인부터 애프터서비스(AS) 등 전방위적으로 구축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

틱톡숍 출시와 관련한 국내 업체와 협업 여부도 정해진 건 없다는 게 틱톡의 입장이다. 틱톡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틱톡숍 론칭(출시) 계획이 정해진 게 없기 때문에 본사에서 어떤 전략으로 한국 시장에 들어올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유튜브는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카페24와 협업해 출시한 서비스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 개설 기능’을 대중에게 공개했다. 그간 유튜브는 자체 주문이나 결제 시스템이 없어 외부 이커머스를 중개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번에 구축한 기능을 통해 플랫폼 내에서 바로 상품 주문이 가능해졌다.

업계에서는 틱톡숍의 연내 진출 관련 계획이 없다는 소식에 일단 한숨을 돌리는 모양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발(發) 이커머스(C커머스)에 이어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 등에 맞설 생존 전략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힘이 부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틱톡숍 대응책은 시간을 벌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적 수준의 이용자 수와 사용 시간이 기반인 유튜브 이커머스가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틱톡도 유튜브 못지않게 전 세계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이다. 유튜브에 대한 대응을 하면서 틱톡숍도 대비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C커머스와 틱톡숍은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 중국 내수시장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라며 “유튜브가 선발주자로 카페24와 손잡고 먼저 국내 시장에 진출한 상황에서 틱톡이 후발주자로 마냥 기다리지 않을 건 분명하다.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성장 기회라고 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글로벌 시대에서 소비자들의 니즈(Needs·욕구)가 국내 이커머스를 통한 구매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유튜브·틱톡의 국내 유입 상황을 기회로 보고, 이들과 협업해 시장의 파이를 늘리거나 이들과는 차별화되는 자사 플랫폼만의 특장점을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