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의 오픈마켓 자회사인 11번가의 기업공개(IPO) 계획이 무산될 위기다. 재무적투자자(FI) 주도의 강제매각 수순에도 그간 IPO는 추진한다는 방침이었으나 11번가 IPO의 키맨으로 불렸던 김태완 최고전략책임자(CSO)가 회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11번가와 SK스퀘어에 따르면 IPO전략팀을 이끌었던 김태완 CSO가 이달 최종 사임했다. IPO전략팀도 해체됐다. 김 CSO는 하형일 대표이사가 지난 2022년 IPO 대비 인력을 보강하는 과정에서 11번가로 영입됐다. SK텔레콤에서 성장사업을 맡았던 그는 11번가에서 기업공개 전략 수립과 외부 투자자 대상 IR 업무 등을 총괄해 왔다.
SK스퀘어는 2018년 FI로부터 5000억원을 유치하며 2023년 9월까지 11번가 기업공개를 통한 투자금 회수를 약속했다. 하지만 11번가는 수익성 악화로 기한 내 상장에 실패했다. 지난 2018년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는 2조7000억원에 달하지만, 상장 시점에는 1조원 안팎으로 곤두박질쳤다. 현시점 기업가치는 여기서 또 반토막이 난 5000억가량으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김 CSO의 사임이 11번가의 IPO 계획이 사실상 무산된 것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한 내 상장에 실패한 이후 SK스퀘어가 FI 지분을 되사줘야 하는 콜옵션을 포기하면서 회사가 FI에 의해 강제매각 절차를 밟고있는 상황이라서다. 김 CSO 후임으로는 곽원태 11번가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자리를 넘겨받았다.
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올해 초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며 매각 작업을 개시한 상태다.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국민연금과 MG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 이니어스프라이빗에쿼티로 구성된 곳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진전은 없다.
11번가는 구조조정 등 사업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해 3월 두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강제적인 구조조정도 병행했다. 마케팅 비용 축소, 물류센터 효율화 등으로 내년 흑자전환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SK스퀘어도 11번가의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SK스퀘어 관계자는 “현재 IPO 계획이 무산된 것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다. 다만 강제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11번가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