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282330)이 올해 임금을 총 4.4%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연봉 인상은 직책과 성과 평가 등급별로 다르게 적용되는데, 일부 직원들은 이를 물가 상승률과 비교했을 때 사실상 동결 수준이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BGF리테일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급이 줄어든 것과 더해져 직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BGF 본사 사옥 모습. /양범수 기자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지난 15일 ‘2024년 임금 조정 사항’을 발표했다. 조정 사항 발표에 앞서 민승배 대표가 지난해 실적과 임금 조정에 대해 설명하는 동영상을 직원들에게 공개했다.

민 대표는 올해 임금 총 인상률은 4.4%로, 지난해 판관비 증가와 경상이익 감소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또 동종업계 연봉 인상률이 2~5%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낮지 않은 수준이라고도 설명했다.

올해 BGF리테일의 임금은 직급(사원~부장)과 성과 등급, 직책 수당, 승격 인상에 따라 평균 2.7~5.0% 인상된다.

직급별 평균 인상률은 부장 직급이 2.7%, 차장 직급은 3.3%, 과장 직급은 4.5%, 주임 직급은 4.7%, 사원 직급은 5.0%다.

BGF리테일은 성과 등급을 O, E플러스, E, M플러스, M, B, N 등 7단계로 평가하고 있는데, 성과 평가에 따른 임금 인상률은 0.3~8.0%로 책정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M플러스’ 등급(상위 40~70%)의 평균 인상률은 1.86%로 나타났다. 한 단계 상위 등급인 E(상위 25~40%)의 경우 3.96%로, 전체 직원 중 45%가 해당 구간에 있다.

상위 10%에 해당하는 O등급의 경우 평균 6.56% 인상되고, E플러스(상위 10~25%)는 4.46% 인상된다. 이 밖에 M(상위 70~90%) 등급은 1.36%, 나머지를 차지하는 B의 인상률은 0.7%로 책정됐으며, N등급은 동결한다.

BGF리테일 직원들은 지난해 회사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성과급을 전년 대비 축소한 데 이어 임금 인상률마저 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한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직원 비중이 작아 실질적인 평균 인상률은 회사가 밝힌 총 인상률인 4.4%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BGF리테일 한 직원은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3.6%였는데, 총 인상률이 4.4%라면 연봉 인상이 아니라 동결 내지 삭감된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직원도 “진급하는 인원 등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평균 인상률은 2%대일 것”이라면서 “2차 트럭시위를 위한 모금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부 BGF리테일 직원들은 사측에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는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도 직원들에게 전년 대비 30% 줄어든 성과급을 지급했는데, 오너 일가는 9.1% 늘린 246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BGF리테일은 이날 임금 조정 외에도 결혼·출산 축하금을 상향하고 중·고등학생 입학 축하금과 복지포인트를 상향하겠다고도 밝혔다. 또 연차 외에도 유급 휴가 3일을 지급하는 ‘리프레시 휴가’ 제도를 도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