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코리아(코스트코)가 올해 매장 직원 약 6000명에 대한 기본급을 평균 6.2%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기본급을 인상한 후 약 4개월 만이다.

작년 6월 20대 근로자가 작업 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데다 노사협의가 불발되면서 파업까지 벌어지자 이를 의식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스트코 광명점의 모습. /양범수 기자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코리아는 오는 19일부터 매장직 직원들의 기본급을 시간당 1000원씩 인상한다. 코스트코 매장직 직원들은 호봉에 따라 시간당 급여로 기본급을 받는데, 이번 인상으로 평균 시간당 1만6167원에서 1만7167원으로 오르게 됐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2.5%)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는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경쟁 업체의 매장직 직원들의 기본급 인상률보다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코스트코의 매장직 직원들에 대한 기본급 조정이 매년 하반기에 이뤄져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임금 인상은 이례적이다. 코스트코는 지난해 11월 매장직 직원들의 기본 시급을 직급별로 250원씩 올려 평균 1.6% 인상했다.

코스트코의 이번 결정은 최근 파업이 이뤄질 정도로 노사관계가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코스트코는 지난해 하남점에서 고(故) 김동호(29)씨가 작업 중 숨지는 산업재해가 발생한 이후 단체협약을 위한 노사 협의를 진행해 왔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코스트코는 2021년 9월 교섭이 결렬된 이후 노조 측과 별다른 대화를 진행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런 문제를 지적했다. 국감에 출석한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는 “계속 성실히 협약을 논의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했으나, 노조 활동 인정 문제 등으로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직원들은 설 연휴를 앞둔 지난 4일 하루 파업했다.

코스트코 노조 관계자는 “이번 임금 인상 발표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면서 “사측이 단체협약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레 임금 인상을 발표해 당황스럽다”고 했다.

코스트코의 이번 임금 인상은 지난 수년 동안 코스트코가 연간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이고 있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코스트코코리아의 직전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매출은 6조678억원, 영업이익은 1887억원이었다. 이 회사는 이중 2000억원을 미국 본사에 배당금으로 보냈다. 코스트코코리아의 지분은 코스트코홀세일이 100% 보유하고 있어 배당금은 전부 미국 본사가 가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