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가 전준희 현 연구개발(R&D)센터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정환 현 대표가 취임한 지 두 달 만에 다시 수장 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요기요는 쿠팡이츠에 이달 일일 사용자수 기준으로 2위 자리를 내주는 등 위기 상황이다. 정 신임 대표가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요기요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어 신임 대표이사에 전준희 현 R&D센터장 겸 CTO를 선임했다. 이정환 현 대표는 앞서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고, 이날 사표가 수리됐다.
당초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일년 반 만에 사임한 전임 서성원 대표를 대신해 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요기요의 위기를 타개할 구원투수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두 달 반 만에 수장 자리에 물러나게 됐다.
경영학을 전공한 이 대표와는 달리 전준희 신임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해온 테크 전문가다. 대학 재학 중이던 1993년 이스트소프트를 공동 창업했고 이후 구글 및 안드로이드 TV 플랫폼 총괄, 유튜브TV 총괄 엔지니어링 디렉터 등을 지냈다. 이후 우버 신사업팀 엔지니어링 디렉터, 쿠팡 엔지니어링 부사장 등을 거쳤다. 요기요에는 2022년 CTO로 합류했다.
요기요는 테크 전문가 전 신임 대표를 선임해 신규 서비스 개발과 사용자경험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요기요에 따르면 전 신임 대표는 R&D 센터장으로 신규 배차시스템(로지요)과 주요 기술 인프라 개발, 애플리케이션 사용자경험 개선, 배달비 무료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X’ 기획, 카카오와 협업한 ‘주문하기 by 요기요’ 등 전사 차원에서 다양한 사업을 지휘했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요기요가 답보 상태에 머물며 고전하는 가운데 무제한 멤버십 할인 혜택을 앞세운 쿠팡이츠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잦은 대표 교체가 요기요의 위기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쿠팡이츠 일일활성 이용자 수(DAU)는 111만5160만명으로 요기요(100만1706명)을 넘어섰다. 쿠팡이츠가 2019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조사에서도 지난해 12월 기준, 쿠팡이츠와 요기요는 월간사용자 수가 각각 534만명, 661만명으로 격차가 119만명에 그쳤다. 요기요가 우세하지만 이는 역대 최소 격차다. 결제추정금액 역시 291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일년 전인 2022년 12월(1514억원)과 비교하면 93% 증가한 수치다.
쿠팡이츠가 배달앱 시장에서 급격히 성장한 것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4월부터 멤버십 연계할인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 것이 효과를 봤다.
쿠팡이츠는 쿠팡 와우 멤버에게 전체금액의 10% 할인혜택을 무제한 제공하고 있다. 와이즈앱 조사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사용자의 대다수인 약 95%가 쿠팡을 함께 이용 중이다.
수익성 개선도 시급하다. 위대한상상 지분을 100% 가지고 있는 컴바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CDPI)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2년 매출 263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1115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은 매출 2조9471억원, 영업이익 424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