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폐사율 13%→1%

송아지 질병 조기 발견 및 정밀 사육 솔루션 파머스핸즈를 도입한 농가에서 단 1년 만에 일어난 변화다. 웨어러블 센서를 통해 송아지의 포유와 사료 섭취, 반추, 기침 등 활동 전반을 모니터링해 이상 징후를 포착해 만들어진 결과다.

파머스핸즈를 개발한 바딧을 이끄는 신민용 대표는 “파머스핸즈를 쓰면 인간이 할 수 없는 완벽한 24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면서 “송아지는 생후 3개월까지가 고비인데 이때 잘 보살피면 폐사하지 않고 튼튼한 개체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조선비즈가 인터뷰한 송아지 정밀사육 설루션 파머스핸즈를 개발한 바딧의 신민용 대표./최효정 기자

바딧의 파머스핸즈는 기술의 탁월함을 인정받아 조선비즈가 주최한 2023푸드앤푸드테크 대상에서 푸드테크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달 15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바딧 사옥에서 만난 신민용 대표는 “송아지 솔루션을 개발하게 된 것은 한 축산 전문가와의 우연한 만남이 계기”라고 설명했다. 당초 사람의 척추 질환 예방 의료기기를 개발하던 그는 인간이 아닌 가축에 웨어러블 센서를 부착해 사육을 돕는 솔루션 시장이야말로 블루오션(새로운 시장)이라는 사실에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됐다.

그는 직접 모은 인재들과 함께 2020년부터 파머스핸즈를 개발하기 시작해 지난해 완제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신 대표는 “세계 축산 시장이 굉장히 큰데 아직 송아지 정밀사육 솔루션은 전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하던 터라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 개발을 시작했다”면서 “축산업이 정교한 기술이 많이 필요한 곳이라 먼저 시장을 선점하면 큰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 봤다”고 설명했다.

성과도 고무적이다. 정부 실증사업으로 시작한 첫 테스트에서 송아지 256마리에 도입했고, 최종 결과 두 마리가 폐사했다. 평균 13%에 달하는 폐사율을 약 1%로 줄인 것이다.

현재 전국의 56군데 농가에서 파머스핸즈를 쓰고 있다. 총 1600여 마리에 쓰였고, 지금까지 11마리가 폐사해 폐사율이 1%도 채 되지 않는다.

신 대표는 “폐사율이 평균 13%지만, 농장마다 편차가 심해 관리가 잘되지 않는 곳은 30%가 넘어가는 곳도 있는데 이런 농장 중 한 곳의 폐사율이 도입 이후 0%대가 됐다”면서 “사람의 능력과 노력만으로는 이뤄낼 수 없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송아지가 폐사하지 않으면 농가는 큰 이득을 거둘 수 있다. 송아지 생육 발달로 증체량이 늘고, 이후 번식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송아지 100마리 기준 파머스핸즈 도입 비용이 1년에 1800만원이면, 증체량과 폐사율 감소로 증가하는 수익은 약 8500만원가량”이라면서 “투자 대비 수익이 5배 이상”이라고 했다.

바딧은 올해 세계적인 축산 대국인 아프리카 케냐에도 코이카와 함께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케냐 지역에서 유행하는 풍토병을 막아 평균 폐사율이 극적으로 줄었다. 국적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농장주가 쉽게 쓸 수 있도록 색깔과 다양한 상징을 활용해 접근성을 높여 반응도 좋다. 케냐를 시작으로 캐나다와 호주 등 축산 선진국에도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 원년인 올해 바딧의 목표 매출은 12억원이다. 시드 단계로 씨앤티테크로부터 2억원을 유치했고, 내년 프리시리즈A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매출 396억원을 달성해 기술특례 상장을 하는 게 목표다.

국내 송아지 사육 규모는 약 15만 마리로 시장 규모는 900억원에 달한다. 바딧은 국내 시장을 선점하고, 이후 캐나다와 호주 등 축산 선진국을 거점으로 진출해 6조원 이상의 전 세계 소 축산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송아지뿐 아니라 성우(成牛), 말에 이어 애완동물까지 정밀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바딧의 최종 고지다. 발정 탐지기 등 임신 진단 영역도 곧 의료기기 인증을 받아 진출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전 주기에 걸친 데이터를 확보해 건강한 축산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딧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신민용 대표는

▲부산대 컴퓨터공학과 ▲미국 벤튼 테크놀로지 근무 ▲Huinno CTO ▲2018년 바딧 창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