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물류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부동산 전대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한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신규 물류센터 등 시설에 투자해왔으나, 시장 성장세가 꺾이면서 시설 중 일부를 다른 사업자에 임대해 부가적인 수익을 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FS와 CLS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회사의 목적 사업에 부동산 전대업과 부동산 임대업 등을 추가했다.
CLS는 전국에 ‘캠프’라고 부르는 물류센터 39곳을 운영하고 있다. CFS도 경기 이천을 비롯해 충남·충북·대구·경남 등에 대형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일부를 재임대하겠다는 것이다.
업계는 쿠팡의 물류 자회사들이 수요에 비해 큰 규모로 사용 중인 물류센터를 제3자에게 빌려주고 임대 수익을 얻기 위한 것으로 분석한다.
예컨대 신세계푸드(031440)가 이마트에브리데이에 경기 평택의 물류센터 일부를 연간 임대료 58억원가량에 전대하는 식이다.
지난해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코로나19 대유행 완화에 따라 온라인 쇼핑 부문 수익이 줄어들자 물류센터 부분 임대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아마존은 물류센터 전대와 관련해 “필요 없는 시설에 대한 금융 부담을 완화한다”면서 “부분 임대는 많은 기존 기업들이 부동산 자산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상장 첫해인 2021년 1조4374억원, 지난해 8716억원가량을 국내 물류센터 증설에 투자했다. 쿠팡은 2013년 설립 이후 10년간 물류센터를 비롯해 배송 서비스 확장과 서비스 개선 등에 6조2000억원을 투자했고,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갖고 있다.
쿠팡이 물류센터 등의 자산을 활용한 전대업을 목적 사업에 추가한 것은 이커머스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데이터 분석 업체 메조미디어의 2023 이커머스 업종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210조원으로 전년 대비 10%가량 커졌다. 이는 2020년(16%), 2021년(20%) 성장률 대비 줄어든 것이다.
이커머스 산업의 성장세 둔화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온라인 유통업체의 전년 동월 대비 매출 증감률은 지난해 평균 10.1%였으나, 올해는 9월까지 평균 7.9%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쿠팡의 매출 성장세도 둔화하고 있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6.2% 증가한 26조356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과 2020년 각각 전년 대비 50%, 94.7%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매출 성장세는 줄어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