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매각이 불발된 11번가가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전사 모든 구성원 중 만 35세 이상, 5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부터 실시한다. 긴축경영을 통한 수익성 개선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11번가는 개인 커리어 전환과 회사의 성장을 위한 차원에서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27일 공지했다. 이는 희망퇴직을 의미하며 전사 모든 구성원 중 만 35세 이상, 5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한다. 신청기한은 이날부터 다음달 10일까지 2주간이다.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급여의 4개월 분을 지급한다.
11번가 측은 이번 희망퇴직이 11번가 출범 5년 이후 다음 진로를 준비하는 구성원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오로지 구성원의 자발적 신청에 기반해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11번가의 몸집 줄이기는 최근 매각이 결렬된 상황에서 직접 경영에 들어갈 경우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한다. 향후 또다른 매각이나 투자유치를 위해서도 구조조정 등을 통한 살림 재정비가 필수라는 것이다.
11번가는 앞서 2018년 5년내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았지만 실적악화, IPO 시장 침체 등으로 이를 지키지 못했다. 이 때문에 대주주인 SK스퀘어는 싱가포르 이커머스 업체 큐텐(Qoo10)과 11번가 매각협상을 벌였으나 실사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SK스퀘어에게 남은 선택지는 세가지다. SK스퀘어는 FI(재무적투자자)들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콜옵션을 행사하거나 FI 측에 11번가의 지분 매각 권한을 넘기는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Drag-Along Right)을 행사하도록 놔둬야 한다. FI를 설득해 IPO기한을 연장하는 방법도 있다. SK스퀘어는 이달말 이사회를 열고 콜옵션 행사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 관계자는 “11번가는 2025년 턴어라운드를 위해 지속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퇴직 프로그램으로 인한 조직 효율화 역시 11번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