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호수 옆 롯데타운 같네”
정식 개장을 이틀 앞둔 20일 찾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이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한국의 쇼핑몰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았다.
베트남 하노이 서호(西湖, West Lake) 인근에 조성되어 있어 마치 서울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 인근에 있는 롯데월드몰을 연상케 했다.
롯데쇼핑(023530)이 베트남에서 선보이는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신동빈 롯데 회장과 그의 장남인 롯데가 3세 신유열 롯데케미칼(011170) 상무가 직접 챙길 만큼 롯데그룹이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곳이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HQ 총괄대표 부회장은 “우리의 모든 역량을 헌신적으로 쏟아부었다”라며 “서울 잠실처럼 베트남에 처음으로 복합단지 개념의 쇼핑몰을 선보였다. 베트남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곳은 영업면적 35만4000㎡(약 10만7000평) 규모로 쇼핑몰과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 롯데그룹의 다양한 콘텐츠를 한데 모았다. 쇼핑몰 내에서 자연경관을 느낄 수 있도록 대형 유리로 된 천장을 설치해 자연 채광을 극대화했다.
오래 체류하며 쇼핑과 휴식, 문화체험 등을 즐길 수 있는 몰링(Malling)형 쇼핑 공간을 지향한다. 한국에선 이런 쇼핑 공간이 보편화됐지만, 베트남에선 처음 선보이는 업태다.
최용현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점장은 “하노이의 경우 빈컴과 이온이 운영하는 쇼핑몰의 점유율이 60%에 달하는데, 이들은 유통업보다 부동산 임대업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하기에 동 업계와 차별화를 시도했다”라고 설명했다.
◇매장 40%가 ‘최초’ 도입 브랜드... 키자니아·영화관 등 입점
1층부터 5층까지 조성된 쇼핑몰은 층마다 차별화된 주제를 설정, 각기 다른 여행지를 여행하듯 설계했다. 또 전체 매장의 40%를 상권 최초 브랜드로 구성했다.
현지 쇼핑몰로는 유일하게 자라,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 글로벌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를 동시에 입점하고, 22개의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를 부티크 형태로 선보였다.
또 젊은 가족 단위 고객을 고려해 어린이 실내 놀이터 ‘챔피언1250′, 어린이 직업형 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 등을 구성했다. 22일 개장하는 키자니아의 경우 사전 멤버십 모집 3일 만에 1000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았다.
이외에 서점, 갤러리, DIY 공방, 문화센터, 영화관 등을 채운 4층 ‘크리에이티브 파크’와 베트남 최대 규모 골프 편집 매장인 ‘TAT 골프’ 등도 다른 쇼핑몰에서는 만날 수 없는 콘텐츠다.
최 점장은 “베트남 쇼핑몰로는 처음으로 문화센터 형식의 공간을 도입했는데, 문화센터가 위치한 4층의 영수증 발급 건수가 전체의 45%에 달할 만큼 집객력이 높다”라고 말했다.
K컬처의 인기를 반영해 식음료(F&B), 패션, 뷰티 등 한국 브랜드 36개를 입점시킨 것도 이목을 끈다. 앞선 두 달간의 시범 운영 기간 롯데리아, 두끼, MLB, 락앤락 등 국내 6개 브랜드 매장이 매출 상위 10위권 안에 들었다.
떡볶이 매장인 두끼의 경우 월 매출이 1억7000만원에 달한다. 객단가가 7000원인 걸 고려하면 그야말로 ‘대박’에 가까운 성과라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아트와 쇼핑을 접목한 구성도 눈길을 끈다. 한국 그래피티 아티스트 작가 ‘헬로맨’ 캐릭터를 쇼핑몰 외관과 출입구, 조형물 등 곳곳에 연출해 활기차면서도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쇼핑몰 중앙 보이드(빈 공간) 공중에 이지연 작가의 설치작품 ‘무지개 숲’을 배치해 공간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
◇한국형 미래형 마트 선보인 롯데마트... ‘요리하다 키친’ 첫선
지하 1층에 위치한 롯데마트도 한국에서 선보인 미래형 마트 ‘제타플렉스’의 포맷이 그대로 적용됐다. 즉석 조리식품 특화 매장 ‘요리하다 키친’과 베이커리 자체 브랜드(PB) ‘풍미소’ 등을 비중 있게 구성했다.
떡볶이, 김밥, 치킨 등을 파는 요리하다 키친의 경우 최대 180명이 취식할 수 있는데, 주말이면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다. 아침과 점심을 밖에서 해결하는 베트남의 식문화를 고려한 구성이라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는 “요리하다 키친의 경우 한국에서 한 달 동안 직원 교육을 거쳐 디테일을 수십 차례 수정했다”라며 “베트남 고객에게 미래를 보여주는 점포로 혼을 갈아 넣은 점포”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1층 쇼핑몰에는 주류 특화매장 ‘보틀벙커’도 800㎡ 규모로 별도 조성했다. 이곳에선 8000원부터 1000만원까지 다양한 주류를 판매한다.
다만, 그랜드 오픈을 이틀 앞둔 지금까지도 비어 있는 매장이 많다는 점은 아쉬웠다. 쇼핑몰 1층의 경우 샤넬 뷰티, 에르메스 뷰티,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 주요 매장들이 가벽을 친 채여서 미완성된 느낌이 컸다. 사회주의 국가라는 특성상 인허가 절차가 까다로워 영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지난 7월 선 개장(프리 오픈) 이후 현재까지 쇼핑몰을 찾은 누적 방문객은 200만 명에 달했다. 롯데 측은 이런 추세라면 올해 쇼핑몰 매출이 한화로 8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어 내년에는 20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