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079160)가 신사업으로 영화관 유휴 공간을 활용해 스포츠 펍과 노래방·오락실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한국형 ‘렉룸(Rec Room)’을 검토하고 있다. CGV가 내세운 ‘한국형 엔터테인먼트 공간 콘텐츠 사업자로의 진화’라는 성장 전략에 따라 관련 사업 확대를 꾀하는 모양새다.

CGV는 신사업 검토 외에도 기존에 운영하던 클라이밍짐인 피커스(PEAKERS)를 옥외 광고 사업에 활용하고, 위탁 운영에서 벗어나 자체적으로 운영하면서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

캐나다 멀티플렉스 씨네플렉스(CINEPLEX)가 운영하는 더 렉 룸(The Rec Room)의 모습. /더 렉 룸 캡처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GV는 캐나다 멀티플렉스 씨네플렉스(CINEPLEX)가 운영하는 외식·엔터테인먼트 사업인 ‘더 렉룸(The Rec Room)’을 벤치마킹한 신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더 렉룸은 햄버거·치킨 등의 음식과 주류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펍과 비디오 게임과 볼링, 당구, 다트, 가상현실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아케이드 센터를 한데 모은 종합 엔터테인먼트 공간 사업이다. 미팅이나 파티, 공연을 위한 공간으로도 사용된다.

씨네플렉스는 2016년부터 해당 사업을 시작해 캐나다 전역에 10곳의 매장을 두고 있다. 대형 복합 쇼핑몰에 영화관과 함께 있거나, 별도의 건물에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GV는 더 렉룸을 한국 시장에 맞도록 바꾸어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CGV 관계자는 “한국형 렉룸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인 사안으로 개점 시기나 명칭 등 결정된 사안은 없다”면서 “공간 콘텐츠 사업을 위해 씨네플렉스가 운영하는 사업을 벤치마킹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CGV가 이러한 형태의 신사업을 검토하는 데는 관객 수 회복이 주효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짐에 따라, 영화관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고 매출을 다각화하겠다는 것이다.

CGV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영화 관람객 규모는 5839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있던 2020년, 2021년과 비교하면 각각 80%, 192% 늘어났다. 2017~2019년 평균(8330만명)과 비교하면 70% 수준으로 회복했다.

허민회 CGV 대표는 지난달 30일 기자 간담회에서 “하반기에는 전사 기준 74% 관객 수를 회복하고 2019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극장 공간에서 다양한 즐길 거리를 통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구축해 나가 체험형 라이프스타일 공간 사업자로 변모하겠다”고 말했다.

CJ CGV가 피커스(PEAKERS) 종로점에서 진행한 카스 제로제로(0.0) 옥외광고 모습. /양범수 기자

CGV는 이 밖에도 기존에 운영하던 공간 콘텐츠 사업인 피커스(PEAKERS)를 자사의 다른 사업에 활용하거나 직영 사업장을 내면서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 피커스는 2022년 1월 서울 종로구 CGV피카디리 1958내 상영관 두 곳을 개조해 시작한 클라이밍짐 사업이다.

CGV는 피커스 1호점과 2호점은 기존 클라이밍짐 운영 업체에 위탁해 운영을 이어왔지만, 3호점인 신촌점과 올해 안에 개점할 4호점은 직접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CGV 관계자는 “기존에는 노하우가 없어 위탁 운영을 해왔지만, 언제까지 맡겨 놓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자생력을 갖춰 3호점부터 직접 운영하고 있고, 앞으로 출점하는 매장은 모두 직영 방식일 것”이라고 했다.

CGV는 피커스를 옥외 광고 사업에도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종로점의 한 벽면을 활용해 OB맥주의 ‘카스 제로제로(0.0)′의 옥외 광고를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허 대표는 “공간을 활용해 참여와 경험을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확대해 나갈 것이며 이를 통해 광고 매출을 3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CGV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CGV가 올해 상반기 공간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은 2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 늘어났다. 광고 매출 역시 765억원으로 같은 기간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