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가 사옥 외부에 운영하던 사무실을 축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부 사무실은 지난해 회사 규모가 늘어나면서 본사 공간이 부족해지자 조직 일부를 별도의 사무실로 이전해 만들어진 것인데, 운영 1년 만에 이를 중단한 것이다.

‘효율성’을 강조해 온 김슬아 컬리 대표가 본격적인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슬아 컬리 대표. /조선DB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달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운영하던 외부 사무실에 있는 조직을 차례로 본사로 옮기면서 외부 사무실 운영을 중단했다.

외부 사무실은 상품 관리 등의 본사에 있던 일부 조직이 사용하던 것으로 컬리 본사 사옥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빌딩에서 200m가량 떨어진 공유사무실의 한 개 층에 있었다.

이번 외부 사무실 운영 중단은 김슬아 컬리 대표가 지난 5월 타운홀 미팅에서 ‘효율성’을 강조한 이후 이뤄진 결정이다.

김 대표는 당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타운홀미팅을 열고 업무 효율성 제고를 강조하며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했다.

컬리의 판매관리비(판관비) 지출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컬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컬리의 판관비 지출은 37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52억원) 줄었다. 차량유지비(95%), 광고선전비(43%), 장기종업원급여(34%), 지급임차료(33%)등의 항목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규모로 줄어든 항목은 광고선전비로 올해 상반기 163억원을 지출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4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91억원), 포장비(46억원), 지급수수료(37억원) 등도 감소 규모가 큰 것으로 집계됐다.

컬리가 판관비를 줄이는 것은 투자 유치 조건에 따라 영업이익 달성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컬리는 지난 5월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아스펙스캐피털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으면서 투자자들에게 특정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전환주식의 전환비율이 조정되는 옵션을 부여했다.

전환주식의 최초 전환 비율은 1대 1이었으나, 올해 연말 기준 연결 재무제표상 영업이익이 손실일 경우 2024년 1월 1일 기준으로 전환비율이 1대 1.8462343으로 조정된다.

컬리는 올 상반기 7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9억원 적자 폭을 줄였다. 올해 흑자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하반기 778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야 하는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175억원으로 1% 감소했다.

컬리 관계자는 “적자를 줄이고 흑자전환을 하려면 결국 판관비를 줄여야 한다”라며 “모든 이커머스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컬리도 비효율을 걷어내는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외부 사무실 축소에 대해서는 “개발자 등의 재택근무로 본사 공간이 확보돼 외부에 사용하던 사무실을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