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 서울 2023 신세계 라운지. /신세계

다음 달 6~9일 국내에서 열리는 미술 박람회 ‘프리즈 서울(FRIEZE SEOUL)′과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KIAF)’를 앞두고 유통업계가 아트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프리즈는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로 지난해 1회 서울 전시에서 7만 명의 관람객을 모았다. 백화점과 호텔 등은 올해도 전시 기간 우수고객(VIP) 및 외국인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관련 상품 및 이벤트 출시에 한창이다.

‘프리즈 서울 2023′ 공식 파트너로 참여하는 신세계(004170)는 전시가 열리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 행사장에 ‘한국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세계 라운지를 운영한다.

사전 초청된 우수 고객이 사용할 이 라운지에 신세계백화점의 주얼리 브랜드 ‘아디르’와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이 운영하는 럭셔리 화장품 ‘뽀아레’ 등의 상품을 전시해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케 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패션 온라인 몰인 W컨셉도 전시 파트너로 나서 라운지를 꾸민다.

더불어 ‘프리즈 서울’이 시작되는 다음 달 6일부터는 신세계가 운영하는 청담동 분더샵 지하 1층에서 현대 미술가 리크리트 티라바니자(Rirkrit Tiravanija)의 개인전을 연다. 신세계백화점은 1963년 업계 최초로 갤러리를 선보인 바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일상에 끊임없이 새로움을 선사하는 아트 리테일(예술+유통)로 차원이 다른 고객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서울신라호텔이 프리즈 관련 고객에게 증정하는 신라 기프트. /호텔신라

서울신라호텔은 프리즈와 파트너십을 맺고 ‘아트캉스(아트+바캉스)’를 준비했다. 먼저 1층 로비 전시 작품을 이배 작가의 ‘붓질 시리즈’ 신작으로 바꿨다. 숯을 재료로 동양 수묵화 정신을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이는 이배 작가는 올여름 한국인 최초로 뉴욕 록펠러 센터에서 작품을 선보일 만큼 국제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시 관람객을 위해 ‘프리즈 서울’ VIP 패스를 제공하는 객실 패키지 ‘프리즈 위크 앳 더 신라 서울(Frieze Week at The Shilla Seoul)’을 출시한다. 객실 1박과 프리즈 서울 VIP 입장권 등을 묶은 패키지다. 코너 스위트 객실 투숙 고객엔 일반 관객보다 하루 빠른 9월 6일 오후 4시부터 프리즈 전시장에 입장할 수 있는 패스를 제공한다.

호텔롯데가 운영하는 시그니엘 서울도 ‘프리즈 서울’과 제휴해 패키지를 선보인다. 시티 뷰 1박에 VIP 패스(동반 1인 포함)를 제공하며, 9월 10일까지 투숙이 가능하다.

파라다이스시티는 호텔 내 전시 공간에서 프리즈 전시 기간 미술 경매사 소더비와 특별 전시를 진행한다.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와 팝 아티스트 키스 해링의 작품 36점을 무료로 공개한다.

이번 전시에선 뱅크시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사랑은 쓰레기통에(Love is in the bin)’도 관람할 수 있다. 이 작품은 2018년 소더비 경매장에서 ‘풍선과 소녀(Girl with the Balloon)’라는 이름으로 18억원에 낙찰된 후 현장에서 파쇄돼 화제를 모았다. 뱅크시가 액자 내부에 숨겨둔 파쇄기를 직접 작동해 작품을 훼손한 것으로, 2021년 현재의 작품명으로 경매에 재등장해 302억원에 거래됐다.

파라다이스시티가 전시하는 뱅크시의 '사랑은 쓰레기통에(Love is in the Bin)' ⓒBANKSY 2023

현대백화점(069960)은 프리즈와 공동으로 전시를 개최하는 키아프를 후원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한국화랑협회와 국내 미술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공식 후원사로 나섰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키아프 전시장에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 부스를 설치하고 ‘MOKA 드림 아카이빙 타워’ 메타버스 체험 공간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18일부터 예술 작품을 활용해 본점과 잠실점, 대구점 등 34개 점포의 외관을 변경했다. ‘보통의 우리에게(Dear Ordinary Us)’를 주제로 앤디 리멘터, 아방, 카아민 등 작가 3인의 작품을 활용해 백화점 내외부를 연출했다. 잠실점과 부산 본점, 동탄점에서는 협업 작가를 비롯해 이강욱, 서수현 작가의 개인전을 연다.

아트 콘텐츠를 활용한 이벤트도 선보인다. 다음 달 30일까지 백화점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앤디 리멘터의 대체불가토큰(NFT) 작품 9999개를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또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예술 작품과 판화, 기념품(굿즈) 등을 준다.

유통업계가 프리즈 전시에 주목하는 이유는 미술 소비자 상당수가 큰손인 VIP와 겹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처음 열린 ‘프리즈 서울’은 총 7만 명이 찾았고, 6500억원 상당의 미술품이 거래됐다.

관람객이 몰리면서 전시장인 코엑스 인근에 있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경우 전시 기간 외국인 매출이 10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주말 객수도 6%가량 증가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아트페어를 찾는 고객들이 인근 백화점이나 쇼핑몰을 ‘몰링(Malling·쇼핑몰에서 쇼핑과 여가를 즐기는 소비 행태)’할 가능성이 높아 체험형 예술 콘텐츠를 도입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