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리조트 전문 기업 아난티(025980)가 올해 ‘1조 클럽’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이 회사가 3000억원대 매출을 냈던 걸 고려하면 1년 사이 매출이 3배 이상 뛰는 셈이다. 영업이익은 작년 매출 수준인 3000억원대 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실적 확대가 가능한 이유는 그간 부채로 잡혀있던 빌라쥬 드 아난티의 분양 선수금이 매출로 전환되고, 분양 잔금으로 현금이 들어올 거란 계산에서다.
지난달 18일 문을 연 빌라쥬 드 아난티는 아난티가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 내에 약 6500억원을 투자해 조성한 리조트다. 2020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분양을 진행했고, 현재 90% 정도 분양이 완료됐다. 업계에 따르면 빌라드 쥬 아난티의 분양 매출액은 7000억~8000억원으로, 올해 전체 물량이 매출액으로 계상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지난 4월 말 기준 빌라쥬 드 아난티의 분양 중도금 납입액은 약 1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리조트 기업의 특성상 분양 시 매출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가 다시 저조한 실적을 보일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아난티는 운영 매출이 분양 매출을 넘어서면서 향후 지속 성장을 위한 바탕이 마련됐다고 자신한다. 아난티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67억원. 이중 운영 매출은 338억원, 분양 매출은 129억원으로, 운영 매출이 전체의 72%가량을 차지했다.
이만규 아난티 대표는 지난달 26일 빌라쥬 드 아난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운영 매출이 올해 2500억원, 내년에는 4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지속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향후 신규 플랫폼(청평 2025년, 제주 2026년)도 예정하고 있어 분양 매출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이번에 개장한 빌라쥬 드 아난티가 아난티 성장의 밑천이 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호텔·리조트 개발 사업에 있어 브랜드 가치를 증명한 데다 퍼블릭 사이트(비회원 대상 호텔)를 확대함에 따라 향후 사업 모델 다각화를 위한 바탕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사업 다각화는 곧 매출 증대 가능성을 의미한다. 실제 비회원 대상 호텔인 아난티 힐튼과 아난티 앳 부산, 아난티 앳 강남의 객실 예약은 성수기인 8월 말까지 대부분 찬 상황이다. 부산 기장 아난티 코브에 위치한 아난티 힐튼의 경우 최근 3년 간 인근 해운대 호텔과 비교해 점유율 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 가치와 충성고객이 증가하면서 분양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아난티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이다. 2006년 6600만원이던 아난티의 분양가는 2014년 1억원을 달성한 후 작년 말 1억8700만원까지 치솟았다.
분양 매출 면에선 강원도 청평과 제주에 조성하는 신규 플랫폼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 확대 추진이 호조 요인으로 꼽힌다.
아난티는 현재 2025년까지 청평 ‘청평 레이크 드 아난티 코드’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시작했고, 제주 구좌읍에 2026년까지 호텔과 리조트를 조성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엔 싱가포르 투자전문회사 LBO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남성현 IBK 연구원은 “퍼블릭 사이트 확대는 아난티가 향후 운영 업체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이라며 “운영 사업부 확대는 향후 사이트 공급 확대가 빠르게 이어질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회원권 가치(아난티 브랜드 가치)가 상승할 수 있으며, 운영 수익 확대로 펀더멘탈(기초체력)이 더욱 견고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의 올해 아난티의 매출 추정치는 1조~1조2000억원대 수준이다. 또 내년도 매출은 4600억~5200억원, 영업이익은 1200억~1500억원으로 예상한다.
이런 전망이 현실이 되면 호텔 리조트 업계 상장사 중 최초로 ‘1조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비상장사까지 범주를 넓히면, 앞서 대명소노그룹이 2020년과 2021년(연결 매출 기준) 1조 클럽을 달성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우리는 운영만 해서 수익을 회수하는 사업 구조가 아니다”라며 “빌라쥬 드 아난티의 투자금은 이미 회수됐고, 이제 운영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