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051900)은 전국 각지 사업장과 지역 특성을 연계해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는 ‘환경 지킴이’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부터 여의도 샛강에서 수달 보호 사업을 시작했다. 수달은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대표적인 국내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이다.
올해 5월부터는 서울 중랑천을 중심으로 수달 보금자리를 조성하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개체 수를 모니터링해 인공 수달 집을 꾸며주는 사업을 추진할 의사도 내비쳤다.
수달 보호 사업은 도심 지역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이 점을 고려해 LG생활건강은 해당 지역 주민들까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에는 수달 동상과 안내판, 야외 광장을 갖춘 ‘수달 배움터’를 만들었다. 이 배움터에서는 수달 생태 강의와 놀이, 수달 보호구역 가꾸기 같은 관련 교육 프로그램이 열렸다.
동시에 사회적협동조합 ‘한강’과 함께 중랑천 수달이 자라는 데 위험한 물건과 쓰레기를 치우는 서식지 정화 활동을 계획했다. 또 중랑천 인근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수달 학교’를 개설해 수달이 하천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중요성과 가치를 알리고, 함께 서식지를 탐사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헌영 LG생활건강 ESG대외협력총괄 전무는 “서울 중심부에 위치한 중랑천에 수달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생태계를 회복하고 생물 다양성을 증진하는 활동에 시민들이 함께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원료 사업장이 위치한 울산 지역에는 공원을 조성해 꿀벌과 식물 다양성 복원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3월 울산 울주군 한 공원에서 꿀벌이 좋아하는 밀원식물을 심는 ‘꿀벌의 공원’ 식재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행사 참여자들은 약 3시간 동안 공원 곳곳에 벚나무, 헛개나무, 산수유 같은 교목류와 물싸리나무, 꽃댕강나무 등 관목류 약 1000여 그루를 심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생태계 유지에 필수적인 꿀벌 개체 수가 매우 심각할 정도로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지난해 국내에서만 약 100억 마리 꿀벌이 사라진 것으로 추산되는데, 꿀벌의 먹이가 풍부한 서식지가 많이 줄어든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전했다.
LG생활건강은 꿀벌의 공원을 참고해 앞으로 울산 북구 오치골 공원에 새들의 먹이가 되는 교목과 관목류를 심은 ‘새들의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어린이들이 새들의 성장 과정을 관찰하고 식물, 곤충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시민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개설하기로 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생물 다양성 보존과 복구는 기업 지속 가능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지역사회와 함께 도심 공원의 생태계를 복원하면서 환경과 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자생식물 보존을 위한 다양한 연구활동과 소재 개발 작업에 대한 노력도 함께 펼치고 있다. LG생활건강이 충청북도 청주와 경상북도 울릉도 지역에서 운영하는 자생식물 가든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지난해 6월 이전 천안가든을 확대 개원한 청주가든은 울릉과 세종 지역 농가와 계약을 맺고 울릉 섬말나리 같은 자생식물 9종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동시에 자생식물을 자원화하는 공동 개발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수목원,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같은 식물 관련 전문 국가기관, 울릉군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LG생활건강은 이렇게 개발한 자생식물 자원을 콘셉트 제품과 신규 제품에 도입할 방침이다. 앞서 LG생활건강은 2021년 울릉도에서 재배하는 천초화를 더 히스토리 오브 후 ‘천율단’ 라인 전 제품에 적용했다. 지난해에는 비욘드 엔젤아쿠아 라인에 섬전호라는 식물을 사용했다. 이 밖에도 산희쑥(백호), 범부채, 작살나무 열매를 제품에 쓰기 위한 방안을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오는 2028년까지 자생식물 약 500종을 수집하고 증식할 예정이다. 국가기관과 업무협약 역시 기존 4곳에서 6곳으로 늘려 더 구체화하기로 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앞으로도 식물자원 조사와 모니터링, 훼손된 산림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식물 다양성을 보전하고 지속 가능한 이용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