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플랫폼 2위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이 모회사 컴바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CDPI)를 흡수합병했다. CDPI에서 위대한상상으로 이어졌던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함으로, 작년 순손실 규모가 급증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위대한상상은 지난달 1일 자사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 CDPI를 흡수합병했다. 완전모자회사 간 무증자 역합병 방식으로 사업 회사인 위대한상상이 CDPI를 흡수해 존속하는 구조를 택했다. CDPI는 2021년 7월 설립 후 1년 9개월 만에 해산했다.
CDPI는 GS리테일(007070)·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퍼미라가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였다. 어피너티와 퍼미라가 각각 35%씩, GS리테일이 30% 지분을 출자, 2021년 10월 8200억원에 DHK를 인수했다.
위대한상상의 수익성 악화가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CDPI는 DHK 인수 이후 곧장 사명을 위대한상상으로 변경하고 퀵커머스(즉시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전년 대비 약 4배로 불어났다.
CDPI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위대한상상 당기순손실은 914억원으로 전년 212억원과 비교해 700억원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배달플랫폼 1위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이 배달 시장 호황 등에 힘입어 당기순이익 4241억원을 기록, 흑자로 전환한 것과 대조된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요기요는 CDPI로 넘어간 이후 조직 재정비에 집중하느라 외부 시장 환경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면서 “배민 등 경쟁사들이 수수료 체계를 바꾸고 광고를 추가하는 동안에도 퀵커머스 서비스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요기요의 시장점유율 하락도 이러한 합병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요기요의 시장 점유율은 23%로 1년 전 25%에서 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배민의 점유율은 67%로 1·2위 간 격차는 44%포인트로 벌어졌다.
위대한상상은 배달 서비스의 본질인 음식 영역에 집중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배달비 무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월 9900원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X’까지 선보였다. 요기패스 엑스(X) 대상 음식점에서 1만7000원 이상 음식 주문 시 배달비가 무료다.
위대한상상 관계자는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이번 합병을 진행했다”면서 “음식 배달은 물론 퀵커머스인 요편의점에도 요기패스X 배달비 무료 혜택을 제공, 새로운 배달업계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