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1위 컬리가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1200억원의 신규 투자를 확정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컬리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기존 투자자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아스펙스캐피탈로부터 각각 1000억원, 200억원의 신규 투자를 결의했다. 투자금은 한 달 후 입금될 예정이다.

2021년 12월 상장 전 자금조달(프리IPO)로 앵커PE로부터 2500억원을 유치한 데 이은 두 번째 프리IPO다. 당시 앵커PE는 컬리의 기업가치를 4조원 수준으로 보고 25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인정받은 컬리의 기업가치는 2조9000억원 수준이다. 신주 발행 주식수는 181만4113주로, 발행가액은 6만6148원이다.

작년 말 기준 컬리의 최대 주주는 미국 벤처캐피털(VC) 세콰이어캐피털(11.82%)이다. 이외에 힐하우스캐피털(10.91%), DST글로벌(9.33%), 아스펙스캐피털(7.78%), 앵커PE(7.56%) 등이 주요 지분을 갖고 있다. 창업자인 김슬아 컬리 대표의 지분은 6.25%다.

컬리는 그동안 IPO를 추진했으나, 자금시장 경색으로 기업가치가 1조원 아래로 떨어지자 올해 1월 자진 철회했다.

그러나 매출이 증가하면서 최근 들어 몸값이 회복됐다. 컬리는 지난해 매출이 2조372억원으로 전년 대비 30.5% 증가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58억원 늘어난 233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컬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1956억원이다.

컬리는 이번에 유치한 자금으로 새벽배송(샛별배송) 가능 지역을 늘려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다. 지난달 경남 창원에 이어 상반기 경기 평택에 문을 여는 신규 물류센터의 안정화에 힘쓰고, 물류센터 및 기술 부문 인력 투자에 집중한다.

또 지난해 11월 출범한 ‘뷰티컬리’의 안정화에도 주력한다. 기존 식품보다 화장품 객단가가 높은 점을 활용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컬리 관계자는 “투자 혹한기에 1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한 것은 투자자들이 컬리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한다는 것”이라며 “기존 투자자인 앵커PE와 아스펙스가 그만큼 컬리를 신뢰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