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007070)의 ‘펫’(PET·반려동물) 사업 첨병으로 꼽히는 어바웃펫이 물류 부문을 외주로 완전히 전환했다. 반려동물 용품 전문 쇼핑몰로 새벽배송·당일배송을 내세워 펫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매년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GS리테일이 진행한 반려동물 용품 쇼핑몰 어바웃펫 특가 행사 포스터. /GS리테일 제공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어바웃펫은 이달 초 경기도 김포에서 운영했던 자체 물류센터인 강서물류센터를 닫았다. 2020년 반려동물 용품 새벽·당일배송을 위해 GS리테일의 물류 전문 자회사 GS네트웍스와 손잡고 해당 물류센터를 구축한 지 3년 만이다.

어바웃펫은 대신 반려동물 용품 보관·배송 등 물류 업무 일체를 제3자 물류(3PL)로 변경해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해 5월 이미 서울 금천구에 있는 종합 물류터미널로 상품 보관·배송 업무를 이관, 서울·인천·경기 등 지역에서 3PL을 시험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어바웃펫의 재무구조 악화가 3PL 전환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어바웃펫은 반려동물 사료·용품 등을 모바일로 파는 전자상거래 업체로, 2018년 GS리테일에 편입됐다. 이후 단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하며 231억원이었던 결손금이 작년 535억원으로 늘었다.

어바웃펫의 부진은 GS리테일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GS리테일은 2018년 어바웃펫 종속회사 편입 당시 24.66% 지분을 갖췄는데 지난해 말 기준 지분은 60.74%로 늘었다. 운영자금을 대여해 주고 이를 돈 대신 주식으로 돌려받는 일을 계속한 탓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해 말에도 어바웃펫에 100억원 규모 자금을 지원했다. 대여자금의 목적은 운영자금으로, 2021년 155억원 규모였던 영업손실이 지난해 302억원으로 2배로 불어난 탓이 컸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304억원이었다.

전자상거래 업계 한 관계자는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은 확실한 수요를 갖추고 있다고 해도 서비스 특성상 비용이 많이 들어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면서 “매출도 크지 않은 소규모 업체가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을 직접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펫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 새벽배송망을 구축한 쿠팡이 반려동물 사료·용품을 팔고 있는 것은 물론 컬리도 펫페어를 여는 등 펫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 신세계(004170)그룹도 SSG닷컴을 통해 반려동물 전문관 ‘몰리스 SSG’를 열었다.

그래픽=정서희

어바웃펫은 이번 3PL 전환으로 수익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네이버(NAVER(035420))와 손잡고 자체 유통하는 제품 노출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5월 네이버로부터 신규 투자를 유치한 어바웃펫은 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 등을 선보인 상태다.

GS리테일의 지원도 계속될 전망이다. 시장 전망만큼은 밝아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1조90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20년 3조4000억원으로 커졌다. 오는 2027년에는 시장 규모가 6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GS리테일은 지난달 어바웃펫 이사회에 허치홍 GS리테일 상무를 선임하기도 했다. 허 상무는 허진수 GS칼텍스 상임고문의 장남이다. 회사 측은 임원 교류 관행에 따른 선임이라는 설명이지만, 업계에선 펫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어바웃펫 물류 업무를 3PL 방식으로 변경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물류 효율화를 위한 선택이지만, 초기 구축한 물류센터의 규모가 작은 것도 고려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