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이달 스타필드 하남점에 문을 여는 주류 전문점 '와인클럽'. 가림막을 쳐두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독자 제공

이마트가 스타필드 하남점에 여는 국내 최대 주류 전문점 ‘와인클럽(WINE CLUB)’이 개점 초 읽기에 들어갔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139480)는 이달 중 스타필드 하남점 지하 1층 옛 PK마트 자리에 1653m²(약 500평) 규모의 주류 전문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매장 명칭은 ‘와인클럽’이다. 이마트는 지난달 30일 인스타그램에 ‘와인클럽’ 공식 계정을 열고 사전 홍보를 시작했다. 브랜드 로고에는 이마트 1호점인 창동점이 개점한 해인 ‘1993′을 넣어 이마트가 만든 것임을 강조했다.

인스타그램에 소개된 와인클럽은 ‘이마트 와인 사업의 인프라가 집약된 특별한 공간으로, 압도적 스케일과 다양하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종합 주류 전문 매장’이다. 이마트는 이곳에서 와인 외에도 위스키, 맥주 등 다양한 주류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을 위해 이마트는 지난달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류 소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이 자리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의 주류 시장 동향이 과거와는 다른 형태로 진전되고 있고, 와인 시장 자체의 사업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 하에 추진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와인클럽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소개된 브랜드 이미지. 사교 클럽을 표방하는 듯 하다. /와인클럽 인스타그램

이마트는 2008년 계열사 신세계엘앤비를 설립해 와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왔다. 와인 애호가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주도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와인 대중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실현했다.

실제 이마트는 2019년 한 병에 4900원짜리 ‘도스코파스’를 출시해 4개월 만에 준비한 100만 병을 완판 했다. 2021년에는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와인만으로 매출 15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2월에는 신세계프라퍼티의 미국 자회사 스타필드프라퍼티를 통해 미국 나파밸리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의 지분 100%와 부동산을 2996억원에 인수해 생산에도 뛰어들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는 앞서 월계점과 연수점에 각각 80평 대의 와인앤리큐르 매대를 운영할 만큼 주류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면서도 “이번 매장은 스타필드 하남점의 PK마켓을 폐점하면서 생긴 유휴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다 기획한 일종의 시험 매장으로, 추후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라고 설명했다.

와인클럽은 이마트와 이마트24가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제공하는 와인 특화 서비스의 명칭이기도 하다. 와인 등 주류는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고객이 앱에서 주문하면,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픽업(수령)해 가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원이 되면 구매 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해 주거나 할인 쿠폰도 준다.

이에 업계에선 기존 이마트와 이마트24 앱에서 활동하던 주류 우수 고객들을 스타필드 와인클럽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물론, 온오프라인을 연동한 서비스를 제공해 충성도를 높일 거란 관측이 나온다.

84평 규모의 이마트 연수점 주류 매장 전경. /이마트

업계 일각에선 이마트가 롯데마트의 ‘보틀벙커’를 의식해 와인클럽을 출범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롯데마트는 2021년 말 롯데마트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리뉴얼하면서 1층에 1322㎡(약 400평) 규모의 체험형 주류 매장 보틀벙커를 열었다.

보틀벙커가 흥행하면서 제타플렉스의 매출은 20% 이상 증가했고, 작년에 문을 연 창원중앙점과 상무점 보틀벙커 매출도 각각 12배, 7배 늘었다. 이에 힘입어 롯데는 올해 중 서울역 인근에 보틀벙커 4호점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열린 롯데칠성음료 주주총회에서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3년 만에 사내이사로 복귀하면서 주류 사업에 힘을 싣는 분위기가 포착됐다.

신 회장 역시 와인 애호가로, 와이너리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6월 유럽 출장길에선 비공식 일정으로 프랑스 보르도 와이너리를 방문하기도 했다. 향후 두 라이벌 유통사가 주류 사업을 두고 어떤 경쟁을 펼칠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