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과 카지노 등을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032350)이 감사인으로부터 ‘계속기업가치 불확실’ 지적을 받았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회계법인은 재무제표 주석을 통해 롯데관광개발에 ‘계속기업가치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감사인은 “회사의 재무제표는 자산과 부채가 정상적인 사업활동 과정을 통하여 장부가액으로 회수되거나 상환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회계처리 되었으나, 회사의 영업환경과 재무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사항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나타낸다”고 언급했다.
다만 감사인은 감사의견은 ‘적정’으로 내고 ‘계속기업가치 존속 불확실성‘ 여부에 대해선 미해당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미해당이란 공시는 계속 기업 불확실성이 비적정(한정 또는 의견거절) 감사 의견을 줄 정도는 아니란 의미이지, 계속 기업 불확실 사유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감사인이 장기부채가 단기부채로 전환되는 점을 감안해 계속기업 불확실성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이유는 오는 11월말 만기가 도래하는 드림타워 건설과 관련한 차입금 7000억원 때문이다.
감사인은 “롯데관광개발이 차입금 만기 도래 및 해외 전환사채 조기 상환권 행사 가능 기간 도래로 인해 장기성 부채가 유동부채로 대체됐다”며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건설과 관련한 차입금(7000억원)의 만기 도래 및 해외 전환사채 6000만달러(819억원)의 조기 상환권 도래로 인해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유동부채(9850억원)가 유동자산(652억원)을 15배 넘게 됐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9198억원 더 많은 것이다.
롯데관광개발의 전환사채는 약 2450억원(작년말 기준)이다. 전환 청구 가능 기한이 대부분 2025년까지라 현금성 자산을 늘려놔야 재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지난해 롯데관광개발의 현금성 자산은 286억원으로 전년(607억원) 대비 줄었다.
회사 측은 채권단과 협의해 7000억원에 대한 리파이낸싱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기존 대출 당시 인허가 미완료 및 낮은 감정가에서 대출이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실적이 반영되는 올해에는 더 좋은 조건으로 리파이낸싱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리파이낸싱은 보유한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거래의 한 형태다. 재대출, 재융자 등으로도 불리는데 보통 자신이 보유한 대출금리보다 더 나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을 때 이용하는 방법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올해 9월 만기 도래 예정이었던 해외 전환사채(819억원)의 전환 청구 기간을 지난해 9월 2년 더 연장했는데, 표면금리가 기존 5%에서 15%로 10%포인트(p) 올랐다.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는 “계속기업가치 불확실 표기는 회계사들 입장에서 회사에 문제가 있다고 사인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파이낸싱은 금리가 높아진 상황이라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관광개발의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1591억원, 영업손실은 865억원이었다. 당기순손실은 1908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