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039130)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2021~2022년) 기간 중 총 16곳의 해외법인을 청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해 이탈리아 로마 법인과 호주 시드니, 싱가포르, 캄보디아 법인 등을 청산했다. 이 외에도 코로나 기간 중 일본 후쿠오카, 독일 에쉬본, 중국 장가계·상하이·청도, 대만 타이베이 등 해외법인을 청산했다.
해외법인 청산 기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하나투어는 미국 LA와 코타키나발루 등 3곳의 해외 자회사 청산도 진행하고 있다. 이로써 현재 남은 해외법인은 11곳이다. 다만 앞서 하나투어가 사업보고서에서 청산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발표했던 필리핀 법인은 유지하기로 했다.
하나투어가 해외법인을 정리하는 것은 코로나19 기간 해외 여행객이 줄면서 현지 시설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정리해 흑자전환을 하기 위한 것이다.
이전까지 하나투어는 해외에 있는 관광객을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유럽, 동남아 등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글로벌 바운드' 전략을 위해 해외법인을 적극적으로 설립해왔다.
내국인의 해외여행(아웃바운드) 사업보단 해외 시장 확대에 중점을 뒀던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면서 "해외 이동객들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여행사 핵심 사업인 아웃바운드 사업에 다시 집중하는 쪽을 택했다고 본다"고 했다.
하나투어는 해외법인을 정리함과 동시에 에스엠면세점과 마크호텔 등 수익성이 악화한 자회사도 정리했다.
에스엠면세점은 하나투어가 2015년 서울 시내면세점과 인천공항 입·출국장에 내세웠던 면세점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봉쇄 정책과 코로나19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2020년 영업 연장을 포기한 바 있다. 이후 면세점 관련 법적 분쟁을 위해 법인을 존속하다가 법인 청산 절차를 밟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투어는 올해 1월 12일 마크호텔 해산도 완료했다. 앞서 코로나19 장기화로 마크호텔의 밀린 임대료가 14억8800만원에 달하자 하나투어와 건물 보유자 간 분쟁이 발생한 바 있다.
해당 건물을 보유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의 신탁업자인 농협은행이 하나투어에 밀린 임대료를 낼 것을 요구하면서 소송이 진행됐다. 다만 농협은행이 임대료지급청구 소송을 취하하고 두 회사가 합의함에 따라 해산 절차가 완료됐다.
하나투어 측은 마크호텔 해산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재무 악화, 임대인의 부동산 매매계약 진행에 따라 영업을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유행이 시작된 2019년 하나투어의 매출액은 6146억원 정도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며 2020년 매출액은 1096억원, 2021년 매출액은 403억원으로 줄었다.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85.5% 증가한 1150억원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전년(1273억원) 대비 260억원가량 축소된 1012억원에 그쳐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하나투어가 마크호텔이나 면세점 사업을 청산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지만, 해외법인 청산에 대해선 영업력 저하 등 부작용도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여행객의 해외 여행지 축소, 서비스 품질 저하도 우려 요소로 꼽혔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 관계자는 "하나투어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 효율화를 추진하며, 일부 해외 법인과 자회사를 정리했다"면서 "해외 지사와 사무소를 유지해나가며 해외여행 회복세에 맞춰 해외 네트워크를 다시 설립할 계획도 있다"고 했다.
한편 하나투어를 둘러싼 올해 증권가의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개방된 일본 여행의 효과와 2019년부터 고강도 구조조정 및 적자 자회사 정리로 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반등)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