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리바트(079430)가 중고 가구 거래 플랫폼 ‘오구가구’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고 개인 간 거래(C2C) 사업에 진출한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최근 개인 간 오가는 중고 가구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 오구가구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당근마켓처럼 지역을 기반으로 중고 가구의 개인 간 거래를 중개하고, 현대리바트의 가구 전문 설치 기사가 이동과 설치를 유료로 제공한다.

현대리바트가 중고 가구 거래 플랫폼 '오구가구'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고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앱스토어 캡처

현대리바트는 자원 재순환을 위해 해당 플랫폼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매년 재사용 가능한 가구가 5000톤(t) 이상 버려지고, 폐가구 재활용률은 1% 미만, 쓰레기 1t 소각 시 배출되는 이산회탄소량이 1.1t임을 고려해 중고가구 거래를 지원하는 플랫폼을 출범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재사용 순환 체계가 갖춰질 경우 1년간 약 264t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근마켓이 매너온도를 통해 이용자의 신뢰도를 표시하듯, 오구가구는 상품 거래 후 항목별 점수를 표시해 이용자에게 매너씨앗을 준다. 회사 측은 매너씨앗 500개당 1그루의 나무를 경기도 평택 탄소 중립의 숲에 심을 예정이다.

현대리바트가 C2C 사업에 진출한 이유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앞서 리바트는 토탈 인테리어 브랜드 ‘집테리어’를 출시하고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를 강화하는 등 B2C 부문을 확대하려 했으나, 주택거래 감소와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으로 B2C 수요가 줄면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대리바트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4957억원으로 전년 대비 6%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185억원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500억원에 리바트를 인수, 그룹 계열사로 편입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사·인테리어 수요가 준 게 타격이 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리바트의 B2C 수요는 30%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회사 측은 고객 커뮤니티 등을 강화할 수 있는 C2C 사업에 뛰어들어 B2C 사업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오구가구에 중고 가구를 등록하면, 리바트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을 주는 식이다.

다만, C2C 사업이 아직 흑자를 낸 전력이 없어 회사의 신성장동력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국내에선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중고 거래 전문 플랫폼을 비롯해 네이버가 중고 거래 C2C 사업을 키우는 추세다. 네이버는 한정판 운동화 거래 플랫폼 ‘크림’, 명품 거래 플랫폼 ‘시크’를 운영 중이며, 지난해 미국 ‘포시마크’를 2조3000억원에 인수하고 스페인 ‘왈라팝’에 25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는 등 사세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는 모든 플랫폼이 적자를 내고 있지만, 압도적인 경쟁자가 없고 시장 전망이 밝은 것에 주목했다. 하나금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고 거래 시장은 2025년 770억 달러(약 98조원)으로 추정된다.

가구 업계에선 이케아가 2020년부터 고객이 사용하던 이케아 가구를 매입해 재판매하는 ‘바이백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케아코리아는 2022 회계연도(2021년 9월~2022년 8월)에 약 2200개 제품을 바이백 서비스를 통해 매입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까사도 17개 아웃렛 매장에서 중고, 리퍼브 가구를 판매 중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오구가구는 이제 막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단계로 정식 출범일은 정해진 바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