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몰이나 홈쇼핑 등을 통해 이뤄지는 방구석 쇼핑 매출이 지난해 4분기부터 확연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는 바깥 활동이 빈번해지고 이 과정에서 소비가 이뤄진 데 따른 여파로 풀이했다. 금리 인상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온라인 유통 채널과 같은 비대면 소비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계열사 한섬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자사몰인 더한섬닷컴 등 온라인 사업부문에서 약 85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819억원)과 비교해 0.8% 가량 감소한 것이다.
한섬의 온라인 사업 부문은 2015년 문을 연 후 매년 매출이 성장했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역성장 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써야할 돈은 정해져 있는데 바깥 활동이 많아지다보니 온라인에서의 소비활동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섬은 시스템(SYSTEM)과 마인(MINE), 타임(TIME) 등 고가 패션의류 브랜드를 판매중이다.
온라인 사업부문은 지난 4월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로 매출 증가율이 꾸준히 줄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있던 때만해도 온라인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5% 증가했다. 점포(오프라인)의 매출 증가율(15.5%)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매장(오프라인) 매출 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했다. 더한섬닷컴에 접속해 의류를 사는 사람보다 백화점이나 아울렛 등 한섬 매장을 찾아 옷을 구매한 사람들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작년 4분기는 금리가 갑작스레 급등하면서 가처분 소득이 줄어 연말인데도 불구하고 소비심리가 유난히 움츠려들었던 때”라면서 “전체 소비액이 줄었는데 온라인 매출은 더 타격이 컸다”고 했다.
비대면 쇼핑의 대명사로 꼽히는 홈쇼핑사 실적은 더 부진하다.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 GS홈쇼핑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간 자체가 감소하면서 TV 앞에 앉아서 홈쇼핑 채널을 시청하는 사람들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롯데홈쇼핑의 4분기 매출액은 2740억원으로 전년도 4분기(3020억원) 대비 9.2% 감소했다. 같은기간 현대홈쇼핑과 GS홈쇼핑 매출은 각각 4.2%, 1.9% 줄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외부활동이 늘면서 TV 시청자와 이에 따른 유입자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 ”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여행상품과 렌터카 등 고단가 상품을 판매하는 등 상황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