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가격으로 한 달 치 영양제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었던 것 같아요.”
이마트(139480)가 2021년 6월에 만든 자체 브랜드(PL) 바이오퍼블릭팀이 기획한 건강기능식품이 연 매출 80억원을 돌파하며 마트 내 효자상품으로 떠올랐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바이오퍼블릭 영양제는 ‘한 알당 100원대’라는 설명에 맞게 최소 4900원부터 시작해 평균 1만원 이하로 구성돼 있다.
저렴한 가격에도 누적 판매량 220만개를 돌파하며 80억원의 매출을 넘기고, 당당히 이마트 주요 판매대에 자리 잡았다. 이마트 내 건강기능식품 중 바이오퍼블릭 제품의 비중은 20%를 넘어섰다.
조선비즈는 지난 16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에서 바이오퍼블릭팀의 두 팀원이자 90년대생 상품기획자(MD)인 김가은 과장(30)과 박소현 과장(29)을 만났다. 이들은 팀장, 부장, 과장 2명으로 이뤄진 작은 규모의 바이오퍼블릭 팀에서 오메가3, 루테인, 유산균, 숙취해소제, 건강지향식 등을 담당하고 있다.
◇ 4900원짜리 영양제가 가능했던 이유
이들이 저렴한 영양제를 만들 수 있는 이유는 ‘광고비를 적게 쓴다’는 것이었다. 일반 영양제나 숙취해소제가 당대 인기 있는 ‘빅 모델’을 쓰는 것과 달리 마케팅비를 아껴 좋은 품질의 건기식을 고객에게 제공하자는 것이 목표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마트의 브랜드인 만큼 단순히 ‘싸기만 한’ 건기식을 내놓을 수도 없었다. 박 과장은 “유명 건기식을 대부분 만들고 있는 제조사 콜마비앤에이치와 함께 직거래하면서 중간 유통 마진을 줄였고, 정기적으로 제조 공장을 방문하며 꼼꼼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효 성분도 늘렸다. 바이오퍼블릭의 숙취해소제 ‘비상대책’은 시중 숙취해소제 용량이 3g인 데 반해 4.5g으로 늘리고 가격도 낮췄다. 밀크씨슬, 타우린 등을 같이 넣었다. 숙취 해소 외에 간 건강과 피로 해소 등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성분을 넣었다는 설명이다.
맛에도 신경 썼다. 박 과장은 “숙취해소음료 특유의 한약 맛을 싫어하는 고객들이 많아 비타민 음료의 상큼한 맛도 추가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마트에서 파는 술은 싼데 숙취해소제도 그만큼 싸야 하지 않을까”라는 물음에서 반값 숙취해소제 기획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래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항상 숙취해소제 ‘비상대책’을 챙기고 다닌다는 그는 이마트, G마켓, SSG닷컴에서 대량 구매하는 것도 돈을 아끼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똑똑한 소비자들, 건기식 성분 다 살펴봐… “외국산 영양제가 좋다는 인식은 아쉬워”
김 과장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거치며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도가 커짐과 동시에 고객들이 성분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2015년 이마트 건강식품(가공식품)팀으로 입사한 그는 “입사 당시만 하더라도 건강기능식품 하면 홍삼만 알고 계시는 분들이 대다수였다”며 “지금은 제조사와 원산지, 균 수까지 꼼꼼히 비교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외국산 건강기능식품과 국내 건강기능식품 표기가 다른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예컨대 외국에서는 건강기능식품에 투여되는 ‘투입균수’를 제품에 표기한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식약처 표시 기준에 따라 위와 장 등에서 살아남는 ‘보장균수’를 작성해야 한다.
외국에서는 유산균 700억 마리를 투입균수 그대로 표기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건강기능식품을 만들 때 같은 유산균 수를 넣더라도 보장균수 100억 마리만 표기해야 하는 식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를 하면서 절대적인 숫자만 보고 국내 영양제의 균 수가 적다고 오인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임신부와 아이도 먹을 수 있는 프리미엄 건기식 선보일 것”
바이오퍼블릭팀은 이달 말 ‘이펙트(Effekt)’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낸다. 원료나 함량 등을 최고급으로 만들어 가장 높은 순도의 건강기능식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오메가3를 검색하면 6번째 연관검색어에 ‘임산부 오메가3′가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맘카페와 지역 카페를 가보면 순도가 높은 오메가 3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메가3에는 불포화지방산(EPA·DHA) 성분이 있는데, 임신부나 아이들을 위해 DHA 성분을 더 넣은 프리미엄 영양제도 선보일 예정이다.
김 과장은 “식품을 사러 마트에 오는 게 아니라 건기식을 사러 마트를 찾도록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과장 역시 “비린내가 없는 장용성 캡슐에 담은 프리미엄 오메가3 등을 선보일 예정이라 많이 기대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