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36·일본명 시게미쓰 사토시)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의 역할이 확대됐다.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상무에 이름을 올리면서, 한국과 일본을 아우르며 경영수업을 받게 된다.

그래픽=이은현

롯데그룹은 15일 정기인사에서 신유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를 한국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상무로 임명했다.

신유열 상무가 처음 임원으로 승진한 것은 지난 5월이다. 신 상무는 이후로 경영 전면에 속속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 8월에는 신동빈 회장과 베트남 일정에 동행하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을 면담하고, 베트남 호찌민 롯데건설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 참석했다.

지난 9월 말에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노무라 교류회'에 이어 지난 10월 초 롯데 경영진과 함께 서울 잠실 롯데마트 제타플랙스와 롯데백화점을 찾아 현장을 점검한 바 있다.

신 상무의 행보는 아버지인 신동빈 회장과 비슷한 점이 많다. 신 상무는 일본 귀족학교인 아오야마 가쿠인에서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마치고 게이오대학교를 졸업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MBA 과정을 밟았다.

신동빈 회장도 아오야마 가쿠인 출신으로 컬럼비아대학교에서 MBA를 졸업했다. 이후 1981년 노무라증권에 입사해 7년간 근무했다. 노무라증권 런던 지점과 일본 롯데상사를 거쳐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했으며, 호남석유화학 입사 후 한국 롯데 경영에 적극 관여하기 시작했다.

그룹 내부에서는 사회적으로 가업 승계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지만 신유열 상무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으로 기업의 역할에 대해 호의적인 분위기가 마련됐을 때 진행하지 않으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정치적 상황이나 사회적 상황을 두루 고려했을 때 시기를 미루는 것은 좋지 않다 판단했다"고 했다.

당초 재계에서는 신유열 상무가 병역문제와 귀화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때 경영활동 확대에 나설 것으로 봤다.

처음 신유열 상무에 이목이 집중된 것은 2015년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간 경영권 분쟁부터다. 당시 신유열 상무는 노무라증권 입사 동기인 사토 아야씨와 결혼했는데, 이 결혼이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과 얽히면서 롯데그룹의 국적 논쟁을 부추긴 바 있다.

신 상무는 현재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는데 경영권 승계를 위해선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 한다. 국내 병역법상 만 38세가 되는 해에 병역 의무가 면제되는 만큼, 신 상무가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해는 빨라야 2024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