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가구·인테리어 기업 한샘(009240)이 온라인 홈리모델링 중개 자회사인 ‘인스테리어’의 흡수합병을 추진한다. 자체 디지털 전환(DT)의 일환으로, 과거 온라인 사업 강화의 첨병으로 뽑혔던 인스테리어는 결국 소멸 수순을 밟게 됐다.

18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연내 자회사 인스테리어 소규모 합병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한샘이 100% 자회사인 인스테리어를 흡수합병해 존속하고, 인스테리어는 해산하는 방식으로 이르면 이달 중 이사회 결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샘 디자인파크 부산센텀점. /한샘 제공

한샘과 인스테리어 간 합병 비율은 1 대 0이 될 전망이다. 무증자 합병 방식으로 이 경우 주주총회 결정 없이 이사회 승인만으로도 합병이 가능하다. 향후 인스테리어 법인은 소멸된다. 설립 7년, 한샘으로의 자회사 편입 약 3년 만이다.

2016년 설립된 인스테리어는 온라인을 통한 인테리어 상담·중개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2019년 12월 한샘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사업 전환을 목표로 인스테리어를 인수했다. 창립 후 첫 인수합병(M&A)으로 51억원을 들여 자회사에 편입했다.

한때 ‘오늘의집’과 같은 온라인 인테리어 플랫폼으로 확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2020년 한샘과의 가상현실 모델하우스 구축을 끝으로 추가 서비스 확장이 멈췄다. 지난해만 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한샘은 자체 온라인 사업 운영으로 방향을 정했다.

한샘은 인스테리어를 흡수합병해 한샘 내부에서의 온라인 강화를 골자로 한 DT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올해 1월 취임과 동시에 온라인 사업 강화를 핵심 사업에 올린 김진태 한샘 대표가 자회사 인스테리어 흡수합병을 직접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태 한샘 대표. /한샘 제공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한샘 인수로 대표에 선임된 김 대표는 지난 4월 리빙 테크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하기도 했다. 내부에 DT 부문을 새로 만들고, 이달 DT 부문에 IT(정보기술) 본부를 통합 편재했다.

인스테리어에 소속됐던 개발 인력은 이미 한샘 DT 부문으로 이동했다. 한샘 DT 부문 내 개발 인력은 현재 약 60명으로 이중 20명가량이 인스테리어 출신이다. 현재 인스테리어 대표는 김창훈 한샘 온라인사업본부장이 맡고 있다.

한샘은 당장 인스테리어 인력 및 노하우를 기반으로 통합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한샘은 내년 초 한샘몰과 한샘닷컴에서 개별 운영됐던 가구 및 인테리어 시공 정보를 한번에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내년 출시를 앞둔 통합 플랫폼의 핵심은 온라인을 통한 인테리어 수요 확보로 인스테리어와 사업이 겹쳤던 게 사실”이라면서 “한샘 통합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운영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