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마포구 토마토홀에서 연주중인 알렉산더 말로페예프. /이신혜 기자

"라흐마니노프 같은 분은 마치 나에게 아이돌과 같은 분입니다. 정명훈 선생님과 또 연주하고 싶어요."

13세라는 어린 나이에 차이콥스키 영 아티스트 국제 콩쿠르 우승을 한 러시아 음악 영재 알렉산더 말로페예프(21)가 내한해 오는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한국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25일 본 공연에 앞서 서울 마포구 합정동 토마토홀에서 검은 셔츠를 입고 등장한 그는 라흐마니노프의 회화적 연주곡(etudes-tableaus op.33) 2,5,6,7번을 연주했다.

Opp. 33과 Opp. 39의 두 권으로 이루어진 회화적 연주곡은 라흐마니노프의 기술과 시적 감성이 엿보이는 곡으로 많은 피아니스트가 연주 및 연습하는 곡이다.

말로페예프는 피아노 의자에 앉아 연주곡 리듬에 맞춰 호흡을 쉬며 열정적인 연주를 이어갔다. 본 공연에서는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1번과 3번을 맡아 연주할 예정이다. 그는 쇼케이스에서 약 13분간 연주를 진행하고 나서야 의자에 앉아 한국을 찾은 이유와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선택한 이유를 말했다.

말로피예프는 5세에 피아노 연주를 시작해 러시아 그네쉰 음악학교를 졸업하고, 연주를 시작한 지 8년 만에 차이콥스키 영 아티스트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이후 2019년 모스크바 국립 차이콥스키 음악원에 진학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경험한 후 해외를 돌아다니며 투어를 이어 나가고 있다.

올해 10월부터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프랑스 파리, 미국 4개 주, 오스트리아 빈을 거쳐 한국에서 내한 공연을 펼친다. 이후 독일 뮌헨, 이탈리아 등에서 해외 투어 일정이 계획돼 있다.

질문을 듣는 중인 말로페예프. /이신혜 기자

말로페예프는 "나의 아이돌인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을 연주할 수 있어 영광"이라면서 "그동안 해외투어를 다니면서 가장 호응이 좋고 따뜻한 환대를 보여줬던 한국 관객들을 만나 더욱 의미 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인 라흐마니노프의 곡들 중 특별히 피아노 협주곡 1번과 3번을 선보이는 이유는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1번 곡의 경우 동양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곡"이라면서 "3번 곡은 사랑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철학과 문학을 알려주는 곡"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러시아의 피아니스트로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는 "전쟁을 생각하면 마음이 처참하다"면서도 "나에게 어떤 영향력이 있다면 전쟁을 멈추게 하는 데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말로페예프는 5일간 서울에 머무를 예정이다. 그는 지난 서울 공연에서는 호텔과 버스 안에서만 있었다며, 한국 전통 음식을 맛보고 서울의 야경을 구경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한국에 온다면 같이 연주하고 싶은 아티스트로는 정명훈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을 꼽았다.

그는 "제가 16살 때 정명훈 선생님과 연주할 수 있는 순간이 있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또 같이하고 싶다"면서 "최근 말러의 교향곡을 지휘하는 모습을 봤는데 감명 깊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좋아하는 한국 피아니스트로 조성진과 임윤찬을 꼽으며 "그들의 연주도 매우 잘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