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롯데마트 보틀벙커를 찾은 신유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가운데 동그라미) /이신혜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36·일본명 시게미쓰 사토시)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가 7일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와 롯데백화점을 찾았다.

신 상무는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제타플렉스의 주류 편집매장 보틀벙커를 방문했다. 현장에는 김상현 롯데 유통HQ 부회장,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등이 동행했다.

이날 방문은 일본 롯데홀딩스 측이 한국의 와인과 먹거리 등 K-푸드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비즈니스 미팅을 제안하면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첩을 든 신 상무는 보틀벙커에서 프리미엄 고가 와인을 전시한 구역인 그랑크뤼(GRAND CRU) 존을 둘러봤다. 주변인과 따로 대화를 하지 않은 채 뒤에서 묵묵히 그룹 관계자의 와인 설명을 들었다.

롯데백화점 지하1층에서 '몽쉘'을 들어 보고 있는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이신혜 기자

이어 이들은 오전 11시쯤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1층으로 이동해 델리 코너를 둘러봤다. 신 상무는 고추장과 김치 등 한국 전통 식재료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신 상무는 과자 판매대에서 ‘몽쉘’을, 주류 판매대에서 ‘처음처럼 새로’를 들어 유심히 관찰하기도 했다. ‘몽쉘’은 롯데제과에서 제조·판매하는 초콜릿 과자이며, ‘처음처럼 새로’는 롯데칠성음료에서 최근 선보인 무설탕 소주다.

신 상무는 내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유통 대표들과 일본 롯데홀딩스 관계자들이 대화하는 것을 지켜보며 현장을 둘러봤다. 특히 현장에서 롯데그룹 계열사가 생산 및 제조하는 제품들에 관심을 보였다.

재계에 따르면 신 상무는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 부장으로 있던 신 상무는 지난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로 발령받았다. 이어 8월 신동빈 회장과 베트남 일정에 동행하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을 면담하고, 베트남 호찌민에서 롯데건설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 참석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노무라 교류회’에 참석해 국내에서도 롯데그룹 오너 3세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아직 승계 및 3세 경영은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 상무는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관련 보유 지분이 없다. 한국 롯데 지주사인 롯데지주(004990) 지분율도 이날 기준 0%이다.

또 경영권 승계를 위해선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 하는데, 국내 병역법상 만 38세가 되는 해에 병역 의무가 면제되는 만큼 2024년이 되어야 취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가끔 그룹 미팅 차원에서 (신 상무가) 현장을 둘러보는 경우는 있어도, 3세 경영을 한다는 것은 아직 이른 얘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