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티아라) 로고로 유명한 패션 브랜드 제이에스티나가 중국 사업 법인을 철수했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제이에스티나(026040)는 지난 5월 로만손 중국 법인(ROMANSON TRADING CO., LTD.)을 청산했다. 2013년 3월 시계·액세서리의 수출입과 도소매를 목적으로 현지 법인을 설립한 지 10여 년만이다.

이 회사는 앞서 2020년에도 계열사인 상하이 가식제나 무역유한공사를 청산하고 중국 내 백화점, 면세점 매장을 철수한 바 있다.

제이에스티나 관계자는 “심천 법인은 세일즈 법인이 아니라, 시계 생산업체 관리를 위한 법인”이라며 “본사가 관리하는데 문제가 없어 정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는 내실화를 통해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이라며 “코로나 등의 여파가 남아있는 만큼 중국 사업을 신중히 계획해 재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래픽=손민균

제이에스티나는 1988년 김기문 전 회장(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설립한 로만손이 전신이다. 로만손 시계를 시작으로, 주얼리, 핸드백, 화장품 등으로 사업 확장했다.

2008년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모델로 내세운 후 ‘왕관 귀걸이’ 등이 인기를 끌며 급성장했다. 2016년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배우 송혜교가 착용한 목걸이가 노출된 후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회사는 그해 사명을 제이에스티나로 변경하고 중국 백화점과 면세점에 매장을 여는 등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이듬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며 2016년 1703억원이던 매출은 2020년 6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가수 아이유를 모델로 세운 제이에스티나 광고. /제이에스티나

이에 제이에스티나는 2020년 김기문 전 회장의 장녀 김유미 씨와 관리부문장이던 장호선 대표를 각자대표로 선임하고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핵심은 ‘사업 효율화’다. 회사의 정체성인 왕관 로고와 심벌을 단순화하고, 면세점 매장을 철수했다. 또 백화점 매장을 축소하고, 핸드백 사업은 온라인 위주로 전환했다.

최근에는 하이트진로(000080)와 협업해 한정판 굿즈(기념품)를 출시하는 등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673억원,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5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신장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8256만원에서 올해 21억원으로 26배가량 뛰었다. 전체 매출의 95% 이상은 내수에서 나왔다.

회사 측은 “과거 대비 매출은 감소했으나 매장 당 매출이 증대하며 효율성이 개선되고 있다”라며 “브랜드 리뉴얼에 따른 신제품 출시와 상품력 강화에 따라 경영 실적이 회복되어 올해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