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전자상거래 자회사 ‘바이버(VIVER)’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출시를 계기로 수입원 확장을 꾀하고 있다.

중고 명품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장하는 가운데, 가상자산과 비상장주식 거래 분야에 특화된 플랫폼 사업 노하우를 기반으로 재판매 상점(리셀샵) 사업에도 손을 뻗은 것이다.

중고 명품시계 거래 플랫폼 바이버(VIVER).

중고 명품 시계를 거래하는 바이버는 이달 23일 모바일 앱을 정식 출시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사전 판매 고객 및 상품을 확보하기 위해 보증서 및 착용 유무에 관계 없이 판매권을 부여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강남구 신사동에 있다. 진열된 상품을 직접 착용해보고 전문 엔지니어로부터 설명도 들을 수 있다. 다만 이 쇼룸은 판매 공간이 아닌 앱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곳으로, 모든 거래는 앱으로 이뤄진다.

두나무는 바이버를 통해 수입 구조 다각화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 매출의 대부분이 업비트에 집중돼 있어서다.

그래픽=손민균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두나무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가운데 99%는 거래 플랫폼에서 나왔다. 업비트 매출이 대표적이며 메타버스와 비상장주식 플랫폼(증권플러스비상장) 등이 포함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거시 경제 침체로 투자 심리가 위축하는 등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결과라고 사측은 설명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매출 증감 폭이 크다는 점은 가상자산거래소의 최대 리스크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각국 정부의 유동성 확대 정책으로 위험자산 투자가 늘면서,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말 20조원으로 1년 새 20배 넘게 뛰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투자 시장 위축으로 거래량이 감소하고, 수수료 매출과 영업이익도 일제히 줄어들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같은 날 두나무는 주당 17만9000원에 거래됐다. 시가총액은 6조2060억원이다.

두나무가 지난해부터 사업 포트폴리오를 적극 확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21년 2월 바이버를 설립한 데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아이돌그룹 원더걸스 출신 유빈이 세운 르엔터테인먼트 지분 57.7%도 인수했다. 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엔터테인먼트 회사 하이브에 약 7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그래픽=이은현

두나무는 특히 코로나19와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명품 시장은 오히려 몸집을 불렸다는 데 주목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명품 시장은 23조원 규모에 육박한다. 전 세계 7위 수준이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도 손 잡았다. 지난해 무신사 자회사이자 한정판 중고 거래 플랫폼 ‘솔드아웃’ 운영사 에스엘디티(SLDT)에 1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한편 지난해 바이버는 약 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다만 거래 플랫폼인 앱을 정식 출시한 지 1주일도 안 된 데다 명품 시계와 가방, 벨트 등으로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어서 향후 수익성 재고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