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투자를 받고 임원을 대규모 교체한 요기요의 조직문화에 '이상'이 감지됐습니다.
외부 기업, 사모펀드 관계자들이 임원진으로 채용되며 내부 직원들과의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스타트업 역시 일반기업과 같이 'C레벨'이라는 전문 경영진을 임원으로 칭합니다. C레벨은 'Chief Officer'의 약자로 해당분야 최고책임자를 말합니다.
그러나 기존 스타트업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한 일부 C레벨 임원들이 직원들에게 업무 방식을 강요하거나 폭언, 인격모독 등 발언을 하며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요기요는 지난해 CDPI컨소시엄에 인수되면서 임원진을 대거 바꿨습니다. CDPI컨소시엄은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등이 지난 7월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입니다. CDPI컨소시엄의 인수 금액은 8000억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요기요는 지난 4월 쿠팡·쿠팡페이 출신인 민지영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영입한 이후, 지난 5월에는 SK플래닛 출신인 서성원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영입했습니다.
이와 함께 6월에는 빔모빌리티 코리아 사장 출신인 강희수 상업성장(Merchant Growth)본부장, 7월에는 쿠팡 부사장 출신인 전준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했습니다.
오비맥주 등 유통 대기업 출신 몇몇 인사도 C레벨 임원급으로 채용돼 일하고 있죠.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난 건 지난달 말입니다. C레벨 직급인 이 모 임원의 폭언으로 인한 회사 내부 조사가 진행중인데요.
직원들에 따르면 당시 이 임원은 "눈에 힘 빼라, 이것들이 감히 나를 신고해. 내가 누군줄 알고, 나는 사모펀드에서 내려온 사람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일부 직원에게는 "00지역 출신 수준 알만하네"와 같은 지역비하 발언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회사 직원들은 "회의 때마다 반말과 고성이 이어졌고, 직원들의 일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본인의 스케줄에 맞춰 급작스러운 회의를 잡는 등 업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와 함께 새벽까지 야근이 잦아졌고, 스타트업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운영되던 코어타임(집중근로시간제도)도 일부 부서에서 임의로 변경하며 직원들의 반발을 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직원들의 주장에 대해 이모 임원은 "개인적으로 억울한 부분이 있어 인사팀에 내부 조사를 요청했다"며 "잘못을 했다면 책임을 져야겠지만, 개인적으로 명예훼손이라고 느낀 부분도 있어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요기요 측은 "다음주쯤 내부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은 조사를 받는 임원이 참고 조사인 신분을 먼저 알고, 무슨 말을 했는지 물어보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요기요 직원들은 인격모독, 폭언, 고성, 야근 강요 등을 근거로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요청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근로자가 고용부에 피해 사실을 접수하면 근로감독관이 심사 후 감독 여부를 판단해서 사측에 근로감독 사항을 전달하고 직장 내 상황을 살펴보는 제도입니다.
요기요는 연구개발(R&D) 센터 경력직 입사자에 직전 연봉 50%인 '사이닝보너스'를 제시하는 등 파격적인 대우를 하며 '인력 모시기'에 나서 왔는데요.
하지만 요기요 직원들은 사모펀드 인수 후 조직문화가 안 좋아졌다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인 블라인드나 관련 직군 게시판에 "오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요기요는 최근 주력 사업인 배달업 뿐만 아니라 전국 330여 개 매장을 둔 기업형 슈퍼마켓(SSM) GS더프레시와 함께 온라인 장보기 사업 '요마트'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요기요가 이번 임직원간 갈등을 잘 해결하고, 모든 직원이 수평적인 위치에서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계기로 삼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