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장보기 업체 마켓컬리는 재사용 포장재를 통해 친환경 소비를 실현하고 있다. 냉장·냉동식품을 배달하는 기업 특성상 포장재의 보랭력과 폐기 부담 최소화 방안을 동시에 고민한 결과다.

컬리 퍼플 박스. /마켓컬리 제공

3일 마켓컬리는 재사용 포장재 ‘퍼플박스’의 주문 건수가 500만 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퍼플박스란 지난 7월 마켓컬리가 출시한 재사용 포장재다. 47ℓ의 용량에 냉장·냉동 제품을 10시간 이상 유지할 수 있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컬리는 퍼플박스를 통해 지난 1년간 종이상자 900만 개를 절약했다. 이는 30년생 나무 1823그루를 보호한 것과 같은 효과다. 보랭재 사용량도 줄었다. 아이스팩 사용량은 종이박스 사용 대비 평균 5%, 드라이아이스 사용량은 2.4% 감소했다.

◇친환경 기술력 집약... WPO도 인정한 재사용 포장재

2015년 국내에 처음 새벽배송(샛별배송)을 선보인 마켓컬리는 설립 초부터 지속가능성을 고민해 왔다. 특히 배송 과정에서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면서도, 스티로폼이나 비닐 포장재 사용량은 줄일 방법을 모색했다.

컬리는 2019년 이커머스 최초로 포장기획팀을 신설하고, 샛별배송의 모든 포장재를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변경하는 ‘올페이퍼 챌린지’를 시작했다. 비닐 완충 포장재와 비닐 파우치, 박스 테이프를 모도 종이 재질로 바꾼 것이다.

종이 포장재는 스티로폼보다 보온·보랭성은 다소 부족했지만, 컬리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재활용 비율이 높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마켓컬리의 종이 박스, 종이 파우치, 종이 테이프, 종이 완충 포장재. (시계방향) /마켓컬리 제공

2020년에는 포장재 연구소를 출범해 재생 포장재 성능을 높였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2개의 종이박스 사이에 냉기를 머금는 공기층을 만들고, 최대 14시간 동안 영하 18℃를 유지하도록 했다. 이 기술로 세계포장기구(WPO)가 선정하는 ‘2021 월드스타 패키징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의 퍼플박스는 올페이퍼 챌린지의 ‘확장판’이다. 종이 포장재는 100%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제작했으며, 2중 골판지를 사용한 공기층 구조로 보랭력을 높였다. 특수 코팅으로 습기에 강해 장시간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자원 선순환” 종이박스 재활용 기금으로 사회 공헌 활동

마켓컬리는 종이박스를 활용한 재활용 기금으로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까지 미세먼지에 취약한 어린이를 위해 ‘교실 숲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4개 학교 140학급에 공기정화식물 1400여 그루를 제공했다.

지난해 4월부터는 해당 프로젝트를 도심 숲으로 확장해 ‘샛별숲 키우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컬리가 직접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는 것으로, 1호 샛별숲은 마포구 상암동 문화비축기지 내 매봉산 유아숲체험원이다.

마켓컬리 '샛별숲 조성' 이벤트 이미지. /마켓컬리 제공

올해 4월에는 지구의 날을 맞아 성동구 서울숲에 350㎡ 규모의 2호 샛별숲을 조성했다. 마켓컬리 종이박스 회수 서비스로 마련한 6500만원 상당의 재원을 활용했다.

컬리는 이 프로젝트로 연간 1810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1만5266kg의 산소 발생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직매입으로 생산자 부담 경감... 입점 업체 96%가 중소상인

생산자 지원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마켓컬리는 대부분의 상품을 직매입한다. 생산자들이 재고 관리 부담을 덜고 상품 품질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상품 기획 및 브랜딩 부문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생산자와 상품을 공동 기획해 출시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18년 거래액 상위 50위 안에 든 입점 업체 중 80% 이상이 현재까지도 거래를 유지하고 있다.

마켓컬리에 입점한 파트너 업체의 지난해 거래액은 창립 초기인 2016년보다 84배 증가했다. 이들 중 연평균 거래액 성장률이 상위 3위 안에 든 업체는 모두 중소기업이다.

전체 파트너 업체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은 96.2%에 달한다.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상공인의 상품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선보인 결과다. 지난해 신규 입점한 파트너의 99.8%가 중소상공업체였다.

컬리 관계자는 “파트너사들이 탄탄하고 신뢰도 높은 공급망을 형성해 고객에게 더 좋은 상품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퍼플박스와 숲 프로젝트 외에도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모두 상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