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신성장 테마인 헬스 앤 웰니스(Health&Wellness), 모빌리티(Mo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부문을 포함한 핵심 사업군에 향후 5년 간 총 37조원을 투자한다. 화학과 식품, 인프라 등 신성장 부문에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이다.

롯데지주 로고.

◇전기차 생태계 조성을 위한 충전 인프라 구축

롯데는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 사업을 벌이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연간 1만기 생산능력을 보유한 전기차 충전기 제조 국내 2위 사업자 ‘중앙제어’를 690억원에 인수했다. 전국 유통 사업장 및 오피스 건물, 소규모 매장 연계 복합 충전스테이션 등 충전 인프라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중앙제어는 350kW 초급속·100kW 급속·25kW 중급속·11kW 완속충전에 이르는 전기차 충전기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열린 ‘2022 세계 배터리&충전 인프라 엑스포(BATTERY & CHARGING INFRA EXPO 2022)’에 참여했으며, 당시 전시한 충전기는 유럽 CE인증 및 미국 UL인증도 진행 중이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4월 현대자동차그룹, KB자산운용과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SPC(특수목적법인)인 UFC(가칭·Ultra Fast Charger) 설립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롯데가 보유한 유통시설을 충전기 설치 부지로 제공하고, 롯데정보통신·중앙제어가 초고속 충전기 개발 및 인프라 운영에 기여할 계획이다.

롯데는 이를 통해 전기차 초고속 충전기(최대 200kW 급)를 충전 사업자에게 임대하는 새로운 인프라사업 모델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충전기 구매∙설치∙임대 및 사양관리 등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도 본격화한다.

또 전국 주요 사업장 부지 등에 전기차 초고속 충전기를 우선 설치하고, 이후 사업자 모집을 통해 2025년까지 초고속 충전기 총 5000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2022 세계 배터리&충전 인프라 엑스포에 참가한 중앙제어. /롯데지주 제공

◇배터리 소재 사업 적극 투자하며 Value Chain 구축

아울러 롯데 화학군을 중심으로 배터리 소재 밸류 체인(Value Chain∙가치 사슬) 구축도 추진 중이다.

롯데그룹은 화학군 계열사인 롯데케미칼(011170), 롯데정밀화학(004000), 롯데알미늄과 함께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에 직∙간접적인 투자와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분리막(PE) 생산 및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EC, DMC) 공장을 건설 중이며, 롯데알미늄과 롯데정밀화학은 각각 양극박, 음극박(솔루스첨단소재 지분투자) 사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국내 최초 자체기술개발을 통해 EMC (Ethyl Methyl carbonate, 에틸 메틸 카보네이트), DEC (Di Ethyl Carbonate, 디 에틸 카보네이트)를 생산한다. 여기에 약 14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앞서 지난해 5월 서산시 대산공장에 약 2100억원을 들여 국내 최초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 제품인 EC(Ethylene Carbonate, 에틸렌 카보네이트)와 DMC(Dimethyl Carbonate, 디메틸 카보네이트) 공장 건설을 발표한 이후 추가 투자로 생산을 확대하는 것이다.

올해 1월에는 ‘스텐다드에너지’에 65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지분 15%를 확보했다. 이 업체는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곳이다.

이어 4월에는 리튬메탈 음극재 및 고체 전해질을 개발하는 미국 스타트업 ‘소일렉트(SOELECT)’와 합작사(JV)를 설립하기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리튬메달 음극재는 차세대 배터리용 핵심 소재로 꼽힌다.

해당 MOU에는 오는 2025년까지 양사가 미국 현지에 약 2억 달러 규모의 기가와트급(GWh) 리튬메탈 음극재 생산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헬스 앤 웰니스 테마 신사업 가시화

헬스 앤 웰니스 분야는 롯데지주에서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롯데헬스케어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투자를 이끈다.

지난 4월 출범한 롯데헬스케어는 내년 상반기에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헬스케어 전문 커머스 플랫폼’을 선보이기 위해 외부 기관과 투자 및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7일에는 글로벌 유전체 분석 서비스 및 AI 기반 신약개발기업 테라젠바이오와 유전체 분석 서비스 기반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테라젠바이오의 유전체 검사 서비스를 롯데헬스케어의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에 접목하는 방식이다.

이들이 선보이는 플랫폼은 유전자 검사 결과와 개인 건강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식단, 운동 처방 등을 제공한다. 분석-추천-관리-보상 프로세스로 건강 관리 효율성도 높일 계획이다.

롯데헬스케어는 지난 12일에도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 온택트헬스와 개인맞춤형 통합 추천 알고리즘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 알고리즘은 플랫폼 사용자에게 건강기능 식품, 운동, 식단 등 최적의 제품을 추천한다. 사용자는 데이터에 기반한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양사는 해외 K-medical 확산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내용의 포괄적 업무협약도 맺었다.

한편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 10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에 입성하기 위해 향후 10년 간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실시한다. 1조원 규모의 국내 공장 신설도 추진 중이다.

롯데바이로직스는 아울러 뉴욕 시러큐스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ristol-Myers Squibb)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도 진행하고 있다. 인수 규모는 1억6000만 달러(약 2000억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