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지급결제 자회사 쿠팡페이가 글로벌 핀테크 기업 페이팔(Paypal) 출신 금융 전문가를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최근 ‘쿠팡 파이낸셜’을 출범해 여신전문금융업에 진출한 가운데, 결제 및 금융 사업 전반을 한층 키우려는 조치다.

쿠팡페이 신임 각자대표로 선임된 비제쉬 아이어. /Lend up

15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쿠팡페이는 지난달 27일자로 페이팔 출신의 73년생 비제쉬 아이어(Vijes Iyer)를 각자대표로 발탁했다.

2020년 8월 출범 당시 경인태 단독대표 체제였던 쿠팡페이는 이로써 2년여 만에 2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이사회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사회는 2명의 각자대표를 포함해 김종준 보안 디렉터, 유현승 기술 디렉터, 주성원 변호사 등으로 구성됐다.

비제쉬 아이어는 25년 경력의 금융통으로, 페이팔 소비자 수익 부문 최고임원(Vice president) 외에 미국 금융지주회사 캐피탈 원(Capital one), 핀테크 기업 미션 레인(Mission Lane), 온라인 대출 업체 랜드업(Lend up)의 COO(최고운영책임자) 등을 거쳤다.

경영체제 변경은 쿠팡페이가 지난달 말 자회사 CFC준비법인 사명을 ‘쿠팡파이낸셜’로 변경한 시기와 맞물린다. 이달 초에는 금융감독원에 여신전문금융업 등록도 신청했다.

쿠팡페이는 앞서 쿠팡이 핀테크사업부문을 분리해 설립한 회사로, 쿠팡 플랫폼 거래 과정에서 결제 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이 일정 금액을 미리 충전한 뒤 결제할 때 지불하는 간편결제 방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568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1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4억원으로 428% 성장했다.

쿠팡의 경우 올 1분기 51억1668만달러(약 6조774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2억570만달러(약 272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전년 대비 23% 줄긴 했으나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이에 쿠팡은 금융업 시장에 본격 진출해 이커머스와 시너지를 확대하고, 수익성 개선과 주가 부양을 노리고 있다. 업계에선 쿠팡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해 업체를 다양화하고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이커머스 시스템으로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쉽지 않다”며 “쿠팡페이가 경영체제를 정비하고 사업을 확장해 금융 플랫폼으로 육성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