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부산 소재 두 개 지점을 매각한 데 이어 광주 및 순천 지점에 대한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개발업체에 부지를 매각한 뒤 공사가 마무리되면 재입점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기간 업계 전반이 오프라인 매장 침체와 실적 악화에 시달린 가운데, 세일즈앤리스백(Sale&Leaseback·매각 후 재임대)으로 부채비율 및 재무 상황을 개선하려는 시도다.
14일 투자업계와 홈플러스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딜로이트안진 주관으로 광주계림점과 순천풍덕점 매각을 추진 중이다. 각각 광주역, 순천역 인근에 위치해 입지 조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운용사 MBK파트너스 측은 이들 점포 모두 세일즈앤리스백 방식을 전제로 매각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입찰은 이르면 이달 안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개점한 계림점은 지난해 인근 이마트 동광주점 폐점 후 동구에서 유일한 대형마트가 됐다. 매각이 이뤄지면 유동성을 확보하고 리뉴얼 효과를 얻는 동시에 기존 고객은 물론 해당 건물 리테일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에도 부산 지역 건설·부동산개발사인 대원플러스그룹과 부산 연산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6월 이후 연산점이 문을 닫으면, 건설사 측이 주상복합시설로 재개발할 계획이다.
해운대구 마린시티 소재 해운대점 역시 내년 8월 이후 영업을 중단하고 부지 개발에 돌입한다. 이스턴투자개발 컨소시엄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건설업체가 새 건물 공사를 마무리하면, 홈플러스는 내부 인테리어 비용 정도만 부담한 뒤 재입점하면 된다. 매입자로서도 안정적인 임대료 수익을 거두고 건물의 주거 편의성도 높일 수 있다.
홈플러스는 이번 부산 지점 매각으로 총 5000억원 규모의 자금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2년 간 경기안산점과 대구점, 대전둔산점, 대전탄방점, 부산가야점 등을 팔아 1조3000억원 이상을 현금화했다. 그 외 서울, 경기, 경남북 등 13개 지점은 세일즈앤리스백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이 과정에서도 1조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의 현금 회수 전략의 일환이다.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노린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2021회계연도(2021년 3월 1일~2022년 2월 28일) 매출은 전년 대비 7% 감소한 6조480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33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금창출력에 비해 차입금 비율은 더 높아졌다. 작년 2월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9.7배였으나 같은 해 11월 14.7배로 악화했다. 부채비율은 664%로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위험선’인 200%를 넘겼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각 후 재입점’ 방식은 건물의 분양 선호도를 높이고 마트 역시 큰 비용 부담 없이 리뉴얼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오프라인 매장이 어려운 시기에 부동산 자산만 고집하기보다 이런 방식으로 재무 상황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