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은현

롯데백화점에서 30여 년간 근무한 '롯데맨' 출신 김대수 HDC 아이파크몰 신임 대표이사의 첫 평가작이 될 도심형 복합 상업 공간이 올 연말 출범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1990년 롯데백화점 상품본부로 입사해 지난 30여 년간 근무했다. 롯데백화점 마케팅본부장과 수도권 1지역본부장을 지냈으며 상품운영, 상품기획(MD), 마케팅 등의 분야에 걸쳐 경력을 쌓았다.

8일 HDC 아이파크몰에 따르면 HDC 아이파크몰 2호점 격인 복합 상업 공간 '더 그로우(The Grow)'가 12월 중순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척아이파크에 문을 열 예정이다.

'더 그로우'는 총 4개 층(지하 2층~지상 2층)으로 지어져 약 3만6300평(12만㎡) 규모로, 패션·식음료·라이프스타일·교육 등 총 80여 개의 매장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지하에는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가 입점하고, 1층과 2층에는 국내·외 패션 스파(SPA)브랜드와 식음료(F&B) 브랜드인 스타벅스·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이 입점한다.

더 그로우의 지상층 입점 매장 비율은 패션 30%, F&B 38%, 홈리빙 27%로 구성됐다. 그 외의 공간은 용산 아이파크몰 '더 가든', '더 테라스' 처럼 휴게공간으로 사용해 고객이 머무는 시간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서울 구로구 고척동 복합 상업 공간 '더그로우' 예상 이미지. /HDC아이파크몰 제공

HDC 아이파크몰은 지주회사인 HDC가 87.09%, 철도공사가 9.9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HDC가 소유한 계열사로는 HDC현대산업개발, HDC아이파크몰, HDC랩스, HDC영창, HDC호텔, HDC리조트, HDC스포츠, 서울춘천고속도로, 부동산114 등이 있다.

HDC아이파크몰은 HDC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향후 '위탁운영' 체제로 복합 상업 공간을 늘릴 계획이다.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위탁 수수료를 받고 공간을 운영하는 수익 구조다. 우선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축 아파트 단지인 '고척 아이파크'에서부터 터를 잡고 민간 상업 공간을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추후에는 소비 가능 인구가 많은 지역의 부동산 건물을 확보해 복합 상업 공간을 확장하고 '더 00′과 같은 이름을 지어 지역별로 차별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기존 올드(OLD)한 이미지가 있다는 의견을 반영해 '아이파크몰'을 상업 공간 이름으로 짓지 않고 새로 떠오른 큰 손인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에게 맞춰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기준 HDC 아이파크몰은 서울 용산구에서만 총 12개 층(지하 3층~지상 9층) 단일 복합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파크몰은 지역별 복합 상업 공간 모델을 구축해 위탁운영 상업 공간을 늘릴 예정이다.

아이파크몰이 있는 용산 건물은 장기 임대 기간이 2034년 9월까지로 예정돼 있다. 2019년 임대 계약을 최대 10년으로 재연장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같이 임대 기간 재연장이 유력하다는 입장이다. 계약 당시 1회 재연장 가능 조항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DC 아이파크몰은 2018, 2019년 영업이익이 300억원 후반대였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2020년 218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347억원으로 증가했다.

더 그로우 예상 이미지. /HDC 아이파크몰 제공

HDC 아이파크몰은 기존 용산 아이파크몰에만 수익을 의존하던 도심 대형 복합쇼핑몰 모델에서 벗어나 지역형 맞춤 복합 상업 공간 모델을 통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한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취임 당시 "아이파크몰 2호점 '더 그로우'의 성공적인 개점을 위해 30년간 쌓은 유통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모두 쏟아 넣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HDC 아이파크몰 측은 이번 '더 그로우'와 같은 민간 복합 상업 공간을 통해 운영 노하우를 쌓고 추후 민자역사 운영 및 개발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HDC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현재 운영하는 민자역사는 용산역 한 곳이지만, 수원역·청량리역·영등포역과 함께 새로 지어지고 있는 역사 등 민자역사 개발 사업이 이루어질 때 민간 상업 공간 운영 성과를 증명하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