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리조트 전문 기업 아난티(025980)가 금강산 골프장과 리조트 사업을 철수하고, 서울 강남과 제주 등으로 호텔·골프장 사업을 확장한다.

북한 사업을 완전히 접고 국내로 방향을 틀며 사업을 전개 중이지만, 기존 골프장 회원들에게 피소되는 등 미흡한 회원관리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난티는 금강산 관광특구에 보유했던 골프장과 리조트의 자산 507억원을 지난해 말 기준으로 손상 처리하기로 했다.

아난티는 금강산 사업을 접는 대신 국내 호텔리조트 및 골프장, 부동산 사업에 집중하고 회원권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아난티는 수도권 최초로 오는 24일 서울 강남구 학동역 근처 호텔 '아난티 앳 강남' 출범을 앞두고 있다. 아난티 펜트하우스·레지던스 회원은 20~40% 할인해 준다.

아난티 앳 강남은 '도심 속 프라이빗'을 내세워 118개의 전 객실을 바다 위 요트 분위기로 복층 구조 객실로 만들었다.

제주 개발 사업에도 집중한다. 아난티는 2024년 제주 골프장 및 펜트하우스 완공을 목표로 출자를 진행중이다. 연내 제주도 구좌읍 김녕리에 있는 세인트포 골프장을 인수한다.

아난티는 지난 4월 부동산 공동개발 합작 법인으로 '아난티제이제이'와 '아난티한라'를 세우고 각각 2만1000주(210억원)와 8000주(80억원)의 주식을 현금으로 취득했다.

아난티는 63만평에 달하는 세인트포 골프장 및 배후 부지를 개발해 호텔 및 리조트 등을 만들고, 골프장과 연계한 펜트하우스형 콘도 등을 만들 예정이다.

아난티코드(가평)와 아난티코브(부산), 빌라쥬 드 아난티(부산)까지 분양 사업을 하고 있는 아난티가 제주도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향후 부동산업에도 집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도 구좌읍 김녕리에 위치한 세인트포 골프장. /아난티 제공

◇아난티 회원권 최고 6억...금강산 기대로 회원 대규모 모집 후 관리 부실

그러나 국내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아난티가 정작 자사 회원 관리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난티는 당초 자연환경 보존이 잘 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금강산 골프장 및 리조트 방문에 대한 기대로 회원권 모집을 대규모로 진행해 왔다.

이중명 아난티 회장 겸 대한골프협회 회장은 지난해 6월 통일부에서 이인영 전 장관을 만나 '2025년 골프 세계선수권 남북 공동유치 사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강산 골프장과 리조트 사업이 좌초되면서 먼저 회원권을 구매했던 회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됐다.

아울러 고가로 회원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회원 수가 많아 골프장 예약 어려움, 성수기 리조트 예약 어려움 등을 주장하는 회원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아난티 회원권은 골프, 휘트니스, 펜트하우스, 레지던스 등 총 4개의 회원권으로 구성돼 있다. 일부 리조트만 이용 가능한 레지던스 회원권을 제외하고는 최소 1억원 중반대에서 최고 6억원에 달한다.

다음주에 판매를 시작하는 아난티앳강남 휘트니스 클럽 포함 휘트니스 회원권을 제외하고는 6~12개월 대기를 해야 회원권을 구매할 수 있다.

◇ "원하는 날짜에 부킹 한번도 못해"...아난티 무기명 회원 승소

아난티는 현재 무기명 회원권을 가진 회원 A씨에게 약정한 라운드 이용을 보장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피소됐다. A씨가 보유한 무기명 회원권 가격은 현재 3억9000만원이다.

A씨는 아난티 무기명 회원권을 양수받은 후 '주중 8회, 주말 4회 시설 제공 의무'가 명시된 증서를 보유했다.

그러나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부킹을 할 수가 없게 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 4월 항소심에서 아난티 측에 회원이 이용하지 못한 라운드 횟수만큼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하며 A씨측 손을 들어줬다. 아난티는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아난티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50대 직장인 김모씨는 "아난티 회원권이 수억원인데 금,토,일요일에는 골프장 예약이 꽉 찬 경우가 많아 예약이 너무 어렵다"며 "고가의 회원권인 만큼 회사의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난티 관계자는 "회원권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 앞으로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