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바이오 의약품 사업에 향후 10년간 약 2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롯데지주(004990) 산하에 자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이달 말 신설하고 2030년까지 2030년까지 글로벌 톱 10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롯데지주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의결했다. 인수 규모는 1억6000만 달러(약 2000억원)다. 최소 2억2000만 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 계약도 포함돼 공장 인수가 완료된 후에도 BMS와 협력 관계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계약을 앞두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현지 공장을 직접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이사회에서 “BMS 시러큐스 공장의 우수한 시설과 풍부한 인적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며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롯데와 시너지를 만들어 바이오 CDMO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길 바란다”고 했다.
시큐러스 공장은 64개국 이상의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ood Manufacturing Practice) 승인을 통해 대량 생산 시스템에서도 의약품 품질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기술 역량을 갖췄다. 공장 인력은 약 420명이며, 총 3만5000 리터의 항체 의약품 원액(DS: Drug Substance)을 생산할 수 있다.
롯데 측은 신규 제품 수주 및 공정 개발 등 역량 강화를 위해 시러큐스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 미국 법인 설립과 10만 리터 이상 규모의 생산 공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시러큐스 공장은 임상 및 상업 생산 경험이 풍부해 진입장벽이 높은 바이오 산업에서 롯데가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매물로 판단했다”라며 “사업 초기 항체 의약품 CDMO에 집중해 바이오 사업자로서 역량을 입증할 것”이라고 했다.
전 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2020년 3400억 달러에서 2026년 6220억 달러로 연간 12%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롯데가 진출하는 항체 의약품 시장은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연평균 성장률 10%의 안정적인 성장이 전망되는 분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