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12시 30분쯤 이마트 은평점에 세워진 포켓몬카드 품절 안내판. /이신혜 기자

"아이가 갖고 싶다고 해서 반차내고 일찍 온다고 왔는데도 벌써 품절이네요" (30대 직장인 김지은씨)

3일 오후 12시 30분쯤 찾은 서울 은평구에 있는 이마트 은평점 완구 판매대에는 '포켓몬카드 품절 안내'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안내판에는 "죄송합니다. 상품이 일시적으로 품절되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준비하겠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같은 날 오후 1시30분쯤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스타필드 고양점 토이킹덤의 포켓몬 카드 자판기는 전원이 아예 꺼져있었다. 자판기 앞에는 '전체 품절로 기기 전원 OFF(꺼짐) 상태'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이날 반차를 내고 토이킹덤에 방문한 직장인 김지은씨는 "아이가 어린이날 선물로 포켓몬 카드를 갖고 싶다고 해서 왔는데 남아있는 카드가 한 장도 없어 허탈하다"고 말했다.

오후 4시 30분쯤 손주와 함께 왔다는 60대 김모씨는 "손주가 포켓몬 카드를 가지고 싶다길래 방문해봤는데 이렇게 큰 매장에 카드가 한 장도 없을지는 몰랐다"며 "카드 대신 다른 장난감이라도 사주려고 한다"고 했다.

스타필드 고양점 내 포켓몬 카드 자판기의 전원이 꺼져있다. /이신혜 기자

5월 5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포켓몬카드를 구하려는 학부모들이 늘면서 입고된 지 얼마 안 돼 품절되는 '포켓몬카드 대란' 현상이 이어졌다. 포켓몬카드를 판매하는 대형마트들도 계속해서 물량을 채우고 있지만, 수요를 맞춘 공급이 어렵다는 반응이다. 포털사이트 맘카페에서는 포켓몬카드 판매처를 문의하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139480)는 지난 일주일(4월25~5월1일)간 포켓몬카드 매출이 전년보다 80%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장 입고 후 1~2시간 만에 대부분 점포에서 포켓몬카드가 빠르게 품절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는 포켓몬 카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홈플러스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10% 늘었다.

포켓몬카드 한 장당 가격은 평균 1000원이지만, 대형마트와 완구전문점 등에서 품절 사태가 이어지자 웃돈을 주고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되고 있다. 포켓몬카드 한 장당 5~6배의 가격에 달하는 5000~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중고로 포켓몬 카드를 사서 더 비싼 가격에 리셀(되팔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날 한 중고거래자는 "한 구매자가 포켓몬카드 한 박스를 5만원에 사서 7만원에 중고시장에 내놨다"며 신고를 독려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래픽=이은현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포켓몬코리아의 카드상품판매 수익은 249억원으로 전년 수익(65억원)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SPC삼립(005610)이 판매한 포켓몬빵 열풍이 불면서 포켓몬 띠부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 등이 인기를 얻자 포켓몬카드의 인기도 덩달아 올라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올해 포켓몬코리아의 카드상품판매 수익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포켓몬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334억원으로 전년 매출(121억원)의 3배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8배가량 증가했다. 포켓몬코리아는 일본 기업 더 포켓 컴퍼니가 지분을 100% 갖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키덜트(어린이 취향을 가진 성인)로 불리는 어른들도 포켓몬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당분간 포켓몬 관련 상품 매출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