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1위 매트리스’ 지누스(013890) 인수로 국내 최대 가구·리빙 기업에 오르게 된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이 ‘현대리바트 가구 특공대’를 꾸린다.

현대리바트, 현대L&C에 지누스까지 그룹 내에만 3개 가구 계열사가 자리하게 되는 만큼 국내 2위 가구·인테리어 기업 현대리바트를 축으로 각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영업망 공유, 생산 협업 등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리바트 미아점 매장 전경. /현대리바트 제공

27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이달 중순 지누스와의 사업 시너지를 위한 ‘시너지전략팀’을 별도 조직하고 지원자 모집에 나섰다.

수석급 총괄 팀장과 기획·영업 부서, 경영지원, 재무회계 책임급 인원을 각각 시너지전략팀에 포함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재 지누스 전출을 희망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현대리바트의 이번 시너지전략팀 구축은 지누스와의 유기적 결합을 위한 그룹 차원의 사전 정지작업이다.

현대리바트와 2018년 그룹이 인수한 건자재 전문 기업 현대L&C 간의 인테리어 부문 협업이 본격화한 가운데 지누스의 그룹 편입이 자칫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가정용 가구 판매가 주력인 현대리바트와 침대·매트리스 제조 전문 기업인 지누스는 사업 영역이 겹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현대리바트는 최근 매트리스 제품군을 늘렸고, 지누스는 현대리바트의 주력인 쇼파, 장롱 등 일반 가구로 영역 확장을 예정하고 있다.

이에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누스 인수 검토 당시 현대리바트만큼은 반대를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그룹 사장단을 꾸려 이윤재 지누스 회장과 인수 추진 면담을 진행했는데 당시 현대리바트는 인수 효과가 적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그래픽=손민균

현대리바트는 시너지전략팀 조직을 통해 지누스의 글로벌 영업망 공동 활용 방안을 우선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지누스의 경쟁력이 온라인에 기반을 둔 해외 영업망에 있기 때문이다. 시너지전략팀 지원 자격에 ‘영어 의사소통 및 서류작성 가능’을 우선 조건으로 달기도 했다.

매트리스를 압축 포장한 후 배송하는 기술로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을 평정한 지누스는 대부분 매출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 1조1238억원 중 97%가 해외에서 나왔다. 현재는 캐나다와 호주, 일본, 그리고 영국·독일 등으로 진출 지역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영업망은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누스를 인수한 대표적인 이유로도 꼽힌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누스 창업주 이윤재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0%를 7747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면서 “지누스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매트리스 등 가구 생산 통합을 통한 비용 절감도 나선다. 현대리바트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외주 생산하는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지누스가 생산하는 식이다. 이 경우 원자재 공동 구매 등으로 생산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누스 인수는 가구 계열사 간 시너지를 어떻게 내는지에 따라 ‘신의 한수’가 될 수도, 그저 계열사가 새로 추가되는 수준에 그칠 수도 있다”면서 “현대백화점그룹 최대 규모 인수합병인 만큼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오는 5월 말로 예정된 지누스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양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전담팀도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지누스 인수를 통해 2030년까지 리빙 사업부문을 5조원대로 키운다는 목표다.

지난해 기준 현대리바트와 현대L&C의 매출은 각각 1조4066억원과 1조1100억원으로 지누스 매출을 통합할 시 3조6000억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