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는 정용진 부회장과 배우자 한지희씨(맨 오른쪽). /이신혜 기자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이 16일 오후 배우자인 한지희 씨와 홈구장인 인천 SSG랜더스 필드를 찾았다. 한지희 씨가 남편과 함께 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정 부회장은 삼성라이온즈와의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시구를 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랜더스 경기복을 빨간색 상의와 겹쳐 입었다.

동행한 한지희 씨 역시 빨간 체크무늬 미니스커트와 빨간 하이힐, 빨간 띠가 들어간 흰 재킷 등을 입고 응원에 나섰다. 빨간색은 SSG랜더스팀을 대표하는 상징색이다.

시구에 앞서 긴장감이 역력한 표정의 정 부회장은 ‘구단주로서 좋은 성적을 얻은 팀에 대한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바로 스카이박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는 SSG랜더스가 10연승을 거둔 지난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여러분 응원과 나의 보석 때문에 10연승 했습니다. 토요일에 시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16일 오후 2시쯤 10연승 기념 시구를 하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신혜 기자

정 부회장은 SSG랜더스 소속 박종훈 선수의 글로브를 끼고 시구에 나섰다.

하지만 이날 정 부회장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최근 어깨 통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 정 부회장의 시구는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지만, 구단주의 시구를 지켜본 SSG랜더스 팬들은 10연승 시구 약속을 지킨 정 부회장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다.

정 부회장은 경기 초반 혼자 테이블 관중석에 앉아 랜더스의 손 표식인 ‘L자’를 손가락으로 만들어 보이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몇몇 어린이들에게는 사인을 해주었다. 1회 초 이후엔 가족이 있는 스카이박스에 올라가 경기를 관람하다, 승리가 확실시된 9회 초엔 다시 관중석으로 내려와 경기를 지켜봤다.

16일 경기 도중 손으로 SSG랜더스의 표식인 'L자'를 만들어 보이는 정 부회장. /이신혜 기자

정 부회장은 올해 KBO리그 정규 시즌이 시작되면서 자신이 구단주인 SSG랜더스를 응원하는 글을 SNS에 연이어 올렸다. 평소 야구 사랑으로 유명한 정 부회장은 지난해 SK와이번스를 인수하며 야구단 운영을 시작했다. 팀명을 SSG랜더스로 바꾸고, 메이저리그 출신 추신수 선수를 영입해 화제를 모았다.

승리가 확실시 된 9회 초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정 부회장. /이신혜 기자

이날 SSG랜더스는 삼성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6 대 2로 승리했다. 정 부회장은 오후 5시 15분쯤 SSG랜더스의 9회 초 승리가 확정되자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이 자리에서 만난 정 부회장에게 팀의 승리 소감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광주 복합쇼핑몰 공약에 대한 생각’을 물었으나,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황급하게 자신의 검정색 승용차에 탑승했다.

윤 당선인은 광주에 복합쇼핑몰을 짓겠다고 공약했다. 광주는 인구가 144만명이지만 광역시 중 유일하게 복합쇼핑몰과 창고형 할인 매장이 없다.

지난 2015년 신세계는 광주에 복합쇼핑몰 건설을 추진했다가 지역 소상공인과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지역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인수위는 10만㎡(약 3만평) 이상 규모로 광주에 복합쇼핑몰을 짓고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통업계에선 신세계가 다시 광주 지역 복합쇼핑몰 사업을 추진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