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이 지난해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인건비와 광고비, 개발비용에 썼다.
8일 중고 스니커즈 리셀(재판매) 플랫폼 '크림'의 2021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크림은 벌어들인 금액의 19배 정도를 비용으로 썼다. 크림이 벌어들인 영업수익은 33억원이었던 데 비해, 사용한 영업비용은 628억원이었다. 이를 통해 약 600억원의 영업손실과 89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크림이 사용한 영업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지급수수료다. 영업비용의 절반이 넘는 433억원을 투입했다. 크림은 지급수수료 대부분을 검수센터 운영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크림은 검수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1월과 2월 연이어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 1430평(4727m²) 규모의 건물과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300평(995m²) 규모의 건물을 사무실 임차 목적으로 취득한 바 있다.
광고선전비도 90억원 가량으로 이 역시 영업수익의 2.7배에 가깝다. 크림 측은 향후 애플리케이션(앱) 내 배너 광고 삽입과 수수료 등으로 영업수익이 늘어날 수 있을 거란 설명이다. 수수료 0%(제로)를 선언했던 크림은 이달 21일부터 일반 배송·빠른 배송 등 모든 구매자에게 구매 수수료를 1% 부과하며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인건비도 늘었다. 크림은 지난해 급여로만 32억원을 사용했다. 퇴직급여를 포함하면 35억원이다. 크림 관계자는 "영업수익 대부분을 인건비로 사용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플랫폼 특성상 검수 시스템이 중요하기 때문에 일일이 제품을 확인하는 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020년 리셀 플랫폼으로 설립된 크림의 지난달 기준 월 사용자 수(MAU)는 300만명이다. 크림은 거래량이 늘어나며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검수 인력을 계속 확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중고거래와 지역 커뮤니티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당근마켓'도 크림의 상황과 비슷하다. 지난달 31일 나온 감사보고서를 보면, 벌어들인 금액의 2배 이상을 영업비용으로 사용했다.
당근마켓이 벌어들인 영업수익은 257억원, 사용한 영업비용은 약 609억원이다. 당근마켓 역시 버는 비용보다 쓰는 비용이 더 큰 상황이다. 이를 통해 350억원의 영업손실과, 3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당근마켓이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 대부분 지역광고(255억원)에서 나왔다. 당근마켓의 나머지 영업수익인 상품판매·수수료·기타수익은 다 합쳐도 1%대에 불과하다.
당근마켓은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급여 130억원, 상여금 10억원, 퇴직급여 20억원 등 인건비로만 160억원을 썼다. 회사 측은 월 이용자 수(MAU)가 1800만명 규모라고 밝혔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취향 커뮤니티인 '남의집'의 지분 20%를 신규 취득하는 데 1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당장의 수익을 생각하기보다는 이용자들의 긍정적인 경험 제공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수익보다 지출이 큰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소비자 혜택을 과도하게 늘려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락인(가두기)'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면서도 "유료 서비스에 대한 국내 소비자 거부반응이 큰 편이라 사업다각화 및 수익창출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