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글로벌 테마파크인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준공 기념식이 열린 26일 오전. 전 세계 10번째 레고랜드가 들어서는 강원도 춘천시 의암호의 섬 중도에는 지역 주민들의 우려와 기대가 한데 뒤섞인 모습이었다.
섬으로 들어서는 춘천대교 초입에는 지역 주민들이 나와 “문화재가 훼손되고 있다. 개장해선 안 된다”며 ‘개장 반대’를 외쳤고, 기념식에서 만난 또 다른 지역 주민은 “아이와 갈 곳이 생겼다. 기대가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블록 완구인 레고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가 장기간의 사업 차질 끝에 드디어 개장일을 정했다. 오는 5월 5일 어린이날 정식 개장한다. 총면적 106만8000㎡ 섬 내 28만㎡ 부지에 놀이공원과 호텔 등을 꾸렸다.
레고랜드는 이날 준공 기념식까지 11년 넘게 표류해 왔다. 강원도는 2011년 9월 레고랜드 사업 계획을 발표했지만, 곧장 공사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고 2014년에는 사업 부지인 섬 중도에서 청동기 유물이 발견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유진규 중도문화연대 대표는 이날 오전 개장 반대 시위에서 “레고랜드로 파괴된 중도 땅은 신석기 시대 이래 수많은 유적이 밀집된 한반도 역사의 보고”라면서 “플라스틱 장난감 놀이시설이 우리 중도에 들어서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인근 도시인 강원도 원주시에서 왔다는 직장인 오현병씨는 “강원도민의 혈세를 들여 우리 문화재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주민은 리조트 입구에 서서 “들어가지 마세요”라고 외쳤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운영사인 영국 멀린 엔터테인먼트와 강원도는 유적지를 개발하지 않는 방식으로 문화재 훼손을 최대한 피했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한해 200만 명 이상이 방문해 5909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찾은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는 레고 완구 속 도시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했다. 리조트를 브릭스트리트, 브릭토피아, 레고 캐슬, 레고 닌자고 월드, 해적의 바다, 레고 시티, 미니랜드 등 7개 테마 구역으로 꾸렸다.
특히 레고시티에는 레고 모형의 경찰서와 영화관, 소방서, 공항 등이 조성돼 눈길을 끌었다. 레고 모형의 탈을 쓴 직원이 거리를 오가기도 했다. 오는 7월에는 레고 속 세상을 실제 구현한 154개 객실 규모 레고랜드 호텔도 들어설 예정이다.
아이와 함께 레고랜드 준공 기념식을 찾은 지역 주민 이기철씨는 “춘천에서 아이와 놀러 갈 수 있는 놀이공원이 없었는데 테마파크가 들어서서 좋다”면서 “용인 에버랜드 못지않은 테마파크로 자리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고랜드에는 약 40여 개의 놀이기구도 갖췄다. 전 세계 레고랜드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롤러코스터 ‘드래곤코스터’도 자리했다. 드래곤코스터를 타고 나왔다는 지역 주민 김모씨는 “다음에 조카들까지 모두 데리고 오고 싶다”고 말했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는 연간 150만~200만 명 관람객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김영길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사장은 “연간 300만 명이 찾는 테마파크가 목표지만, 우선 올해 약 150만명 방문을 시작으로 점차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의 입장권 가격은 성인과 어린이(만 6세~만 12세) 각각 6만원, 5만원에 책정됐다. 레고랜드의 5배 이상으로 면적이 넓은 148만8000㎡ 규모 에버랜드의 입장권이 대인 5만8000원·소인4만6000원(변동 가격제A 종일권 기준)인 것을 고려하면 비싼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