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글로벌 테마파크인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배동주 기자

국내 최초의 글로벌 테마파크인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가 오는 어린이날 강원도 춘천에 문을 연다. 전 세계 10번째 레고랜드로, 아시아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레고랜드 코리아는 26일 강원도 춘천시 하중도(중도)에서 리조트 준공 기념식을 열고 오는 5월 5일 정식 개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강원도가 “글로벌 테마파크인 레고랜드 리조트를 유치했다”고 밝힌 지 약 11년 만이다.

레고랜드 사업은 2011년 강원도가 춘천에 유치를 확정한 이후 선사시대 매장 문화재 발굴 문제와 미확보 등으로 허송세월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무상 토지 임대 등 불공정 계약으로 비판에 휩싸이며 회생 불가능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운영사인 영국 멀린 엔터테인먼트의 닉 바니 대표는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의 준공이 마무리되기까지 큰 도움을 주신 지역사회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고랜드 리조트는 장난감 레고를 테마로 하는 글로벌 테마파크다. 1968년 덴마크 빌룬드에서 최초의 레고랜드 파크를 선보인 후, 영국 윈저, 독일 군츠부르크, 미국 캘리포니아 및 플로리다, 뉴욕,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일본 나고야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26일 강원 춘천시 중도 일원에서 열린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준공식 미디어 브리핑에서 닉 바니 멀린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는 춘천시 도심 의암호 한가운데 섬인 하중도에 들어섰다. 약 30만㎡ 규모 리조트로 대한민국을 축소한 미니랜드와 레고캐슬, 해적의 바다 등 7개 테마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의암호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를 포함해 40개 놀이시설도 건설됐다.

닉 바니 대표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은 두 번째로 레고 소비가 많은 나라”라면서 “춘천 부지를 보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존 야곱슨 레고랜드 총괄 사장은 ”섬 위에 있는 가장 아름다운 레고랜드 리조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는 연간 150만~200만명 관람객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강원도 출자기관인 강원중도개발공사를 통해 800억원을 부담한 강원도는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로 연간 200만명 이상이 방문해 5900억원이 넘는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영길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사장은 “현재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레고랜드 리조트 9곳의 연간 방문객 규모를 보면 약 300만명이 꾸준히 찾고 있다”면서 “우선 올해 약 150만명 방문을 시작으로 점차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와 강원도의 바람이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교통대란이 우려돼 방문객을 수용인원의 절반 수준인 8000명까지 밖에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선사시대 매장 문화재 훼손 등의 문제 제기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중도문화연대가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개장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배동주 기자

여기에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건설을 발목 잡았던 불공정 계약 문제도 남아 있다. 일각에선 중도를 무상 임대해 준 강원도가 멀린으로부터 받아야 할 임대수익이 30%대가 아닌 3%에 불과해 매출이 400억 원을 밑돌면 강원도는 1원도 챙길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닉 바니 대표는 “테마파크 1단계 사업(3000억원)을 마무리했고, 2단계 사업을 앞으로 2200여억 원을 투입해 시설 확충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유적지는 개발하지 않고 문화재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시민들의 섬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준공 기념식이 열리는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초입에선 중도문화연대 등 지역 주민들의 개장 반대가 이어졌다. 유진규 중도문화연대 대표는 “고용 효과 등 홍보는 하나도 이루지 못했다”면서 “레고랜드는 역사 유적만 훼손한 춘천의 부끄러움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