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은 방향도 목적성도 없이 표류하는 회사 같다. 유통과 관계 없는 컬처웍스는 매각해야 한다." (롯데쇼핑 주주 A씨)
"롯데쇼핑이 빅마켓을 롯데마트 맥스로 바꾸겠다고 하는데, 사업적 긴장감이 없나. 왜 일을 두번씩 반복하나." (롯데쇼핑 주주 B씨)
23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빅마켓 영등포점에서 열린 롯데쇼핑(023530) 52기 주주총회에선 작년 실적 부진과 최근의 주가 하락을 질책하는 개인 주주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주총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사내·사외이사·감사 선임 ▲보수한도 승인 이었으며 40여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롯데쇼핑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3.7% 감소한 15조5810억원, 영업이익은 37.7% 줄어든 216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쇼핑 주가는 2020년 12월 30일 10만2500원에서 22일 9만6700원으로 6% 하락했다.
명품 보복 소비에 힘입어 백화점 부문은 매출,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으나 마트, 수퍼, 이커머스 등 주요 사업부 매출이 역성장하고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071840)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이커머스 적자는 확대된 영향이다.
이사회 의장인 강성현 롯데마트사업부 대표는 "2022년은 본격적인 위드코로나 시대가 도래한다"며 "고객 중심으로 전략을 재정비 하고 전반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고 롯데쇼핑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백화점 부분과 관련해선 "향후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핵심 점포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상권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출점은 상권 중요도와 기존 계획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콘셉트, 규모, 시기 등을 재조정할 최적의 오퍼레이션을 추진하겠다"며 "컨텐츠 측면에선 라이프스타일, 프레시푸드, 해외 패션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마트 부문은 "신선식품 품질을 강화하고 자체 브랜드(PB) 경쟁력을 확보하고 매스 위주의 마케팅에서 개인화 마케팅으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커머스는 "스토리 브랜딩을 강화해 롯데온 밸류 프로포지션(value proposition·가치 제안)을 제시하고 고객이 롯데온을 찾아올 이유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한 개인 주주 A씨는 "백화점은 작년 3490억원의 흑자를 낸 반면 마트는 320억원 적자를 냈다"며 "원인은 무엇이고 올해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강 대표는 "마트 상황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작년 영업적자 폭이 늘은 것은 구조조정 비용이며 일회성 비용이 흡수하지 못한 부분이 있고 올해는 그런 비효율이 정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주 B씨는 "롯데마트가 빅마켓을 했는데 이번에 롯데마트 맥스로 바꾸기로 했다"며 "롯데쇼핑은 사업적 긴장감이 없나. 왜 두번씩 일을 반복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롯데마트는 지난 2012년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을 선보였지만 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비해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부진했다. 이에 작년부터 롯데마트 맥스로 개편하기로 했다.
이날 롯데쇼핑이 정관에 ▲주류소매업 ▲일반음식점업을 추가하기로 한 것에 대해 주주 A씨는 "주류소매업을 롯데칠성에서 하고 있는데 같은 롯데 계열사 간 마찰이 생기지 않을까 상당히 염려된다"며 "경험도 없는 업종에 뛰어들었다가 적자만 늘어나는게 아닐지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롯데쇼핑은 방향도 목적성도 없이 표류하는 회사로 보여 참으로 안타깝다"며 "특히 컬처웍스는 유통과 관련없는 사업이다. 롯데쇼핑이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컬처웍스를 매각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날 주총 안건 모두 반대 없이 통과되면서 작년 그룹 정기 인사에서 신규 선임된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 대표(부회장), 정준호 롯데백화점사업부 대표(부사장), 장호주 유통군HQ 재무혁신본부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김 부회장은 주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올해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 "항상 관심있게 보고 있다"며 "사업부와 일하면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는 올해 중요한 성장 전략으로 "작년 고객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시작했는데 올해도 체질 개선 위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새로운 기반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략과 관련해서는 "고객 선택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며 "이커머스나 매장에서 고객에게 더 좋은 체험, 가성비를 높일 수 있도록 여러모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임 사외이사로는 김용대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통계학과 교수, 심수옥 성균관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조상철 법무법인 삼양 변호사가 선임됐다. 여성 사외이사인 심 교수는 삼성전자 부사장(글로벌마케팅실장) 출신 마케팅 전문가다.
조 변호사는 2012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1부 부장검사를 지낼 때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은 혐의로 고발된 신동빈 회장 사건을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당시 법원은 신 회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조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사법연수원 동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