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작년 말 2억2200만달러(2700억원)를 추가로 대출받으며 미국 증시 상장 이후 총 5억3000만달러(6500억원)를 담보 대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이 자금으로 물류센터를 확충해 빠른 배송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쿠팡은 작년 12월 고정금리 3.87%로 1억5200만달러(1850억원)를 대출받았다. 대출 기간은 2년으로 1억8200만달러(2200억원) 상당의 토지·건물을 담보로 제공했다.
쿠팡은 작년 11월에도 총 7000만달러(850억원)를 두 차례에 걸쳐 대출받았다. 4700만달러(570억원)는 고정금리 3.78%에 대출 기간 5년, 2300만달러(280억원)는 고정금리 3.68%에 대출 기간 3년이다. 담보는 총 8500만달러(1030억원) 상당의 토지·건물이다.
앞서 쿠팡은 작년 10월 고정금리 3.45%로 1억3900만달러(1700억원)를 대출받았다. 대출 기간은 2년으로 담보는 1억6700만달러(2000억원) 상당의 토지·건물이다.
쿠팡은 8월 고정금리 3.155%로 1억6900만달러(2010억원)를 대출 받았다. 대출 기간 3년에 담보는 2억200만달러(2500억원) 상당의 토지·건물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쿠팡 관계자는 “물류센터 확충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쿠팡은 작년 초 미국 주식 상장 당시 최대 12억5000만달러(1조4000억원)까지 무담보 리볼빙 한도 대출(unsecured revolving credit facility)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리볼빙 한도 대출은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으로 기업은 일정 기간 정해진 한도 내에서 은행으로부터 대출과 상환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사용한 대출금에 대해서만 이자를 내기 때문에 금용 비융을 낮출 수 있다. 급하게 돈이 필요한 기업 입장에선 대규모 현금 유출 없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쿠팡의 무담보 리볼빙 한도 대출 조건은 상장을 통해 최소 20억달러(2조4000억원)를 조달하는 것이었고 쿠팡은 5조원을 조달했다. 쿠팡은 리볼빙 한도 대출을 받았으나 이 돈을 쓰는 대신 별도로 물류센터 설립을 위한 담보 대출 5억3000만달러를 받았다.
쿠팡은 대출 자금으로 풀필먼트(fulfillment·통합 물류) 센터 등을 짓고 전국으로 배송을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은 제품을 직매입해 풀필먼트 센터에서 제품 입고부터 분류, 배송, 반품까지 일괄 처리하며 물건을 싸게 배송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쿠팡은 전국 30개 지역에 100곳 넘는 물류센터를 갖고 있으며 작년 454만평(1500만㎡) 규모의 물류 인프라를 추가했다. 산간오지 등 배송이 어려운 지역까지 균일하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쿠팡은 2010년 설립 후 작년까지 6조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쿠팡의 작년 매출은 184억달러(22조2200억원)로 전년 대비 54% 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적자도 역대 최대인 14억9396만달러(1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코로나 방역과 신사업 투자 비용, 덕평 물류센터 화재 손실 등이 반영됐다는 게 쿠팡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