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 곰곰, 코멧 등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제품을 전담하는 자회사 씨피엘비(CPLB)가 한국화이자제약 출신 약사를 공동대표에 선임했다.

CPLB는 순이익을 내는 알짜 자회사로 사업영역을 계속 확대하고 있는데, 건강기능식품은 소비자 분쟁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내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쿠팡 PB 자회사 CPLB의 전유원 신임 대표이사. / 화이자 제공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 CPLB는 지난달 31일 전유원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CPLB는 5인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됐는데, 올해 CJ제일제당(097950) 출신 허찬우 대표와 화장품 전문가인 박정복 대표가 사임하면서 ▲미넷 벨린건 스톤만(아마존 PB 사업부 출신) ▲피셔 피터 제임스(인사·노무) ▲임윤택(드라이아이스 제조사 태경케미컬 출신) ▲전유원 대표 4인 체제로 바뀌었다.

1976년생인 전 대표는 약학대학 출신으로 지난 2012~2020년 한국화이자제약에 근무했다.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문 허가팀 이사로 재직하며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허가 등록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영국 제약사 GSK의 헬스케어 자회사에서도 허가 업무를 맡았다. 쿠팡이 약사를 비롯해 의학 전문가를 자회사 대표로 선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 대표는 CPLB에서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총괄하면서 판매제품이 정부 법령이나 규제에 어긋나지 않는지 검토할 전망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작년 5조원을 넘어서는 등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거래액 절반 이상이 다단계, 방문판매, 대리점 등 오프라인에서 발생한다. 온라인 침투율이 아직 낮아 이커머스가 매출 확대를 위해 판매를 적극 늘리고 있다.

쿠팡은 2019년 선보인 건강기능식품 PB 브랜드 비타할로를 통해 ▲건강즙 ▲스킨케어 ▲건강·의료용품 ▲홍삼·인삼 ▲구강·면도 ▲헤어·바디·세안 ▲비타민·미네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CPLB의 2020년 매출은 1331억원, 당기순이익은 15억원으로 모회사와 달리 이익을 내고 있다. 중간 유통 과정이 없어 수익성이 높다. 쿠팡은 생활용품으로 시작해 식품(곰곰), 의류(캐럿·메종드디자인·102102), 생활가전(홈플래닛) 등으로 판매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건강기능식품은 성장성이 유망한 동시에 정부 규제 리스크가 큰 상품이기도 하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뿐 아니라 판매·유통하는 사업자와 경영책임자가 처벌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쿠팡은 건강기능식품 제조를 외부 중소기업에 맡기고 유통만 하지만 사건사고 발생 때 필요한 안전 조치를 안한 사실이 적발되면 처벌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