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스카치 위스키 ‘발렌타인’이 젊어진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아 젊은 층은 접근하기 어려운 ‘중년의 술’로 불렸던 발렌타인이 상품군에 단일 증류소 싱글 몰트를 추가하고, 연산을 낮춘 버번 위스키를 출시한다. 또 2017년부터 브랜드 모델로 내세웠던 배우 정우성과 이정재 자리에 배우 주지훈과 보이그룹 샤이니의 민호를 올린다.

12일 발렌타인을 수입·판매하는 프랑스 주류 기업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젊은 층으로의 발렌타인 소비 저변 확대를 올해 핵심 사업 전략으로 내세운다고 밝혔다. ‘발렌타인 싱글 몰트 글렌버기 18년’, ‘발렌타인 7년 버번 피니쉬’ 등 비교적 연산이 낮고 가격이 저렴한 위스키 상품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12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 킹스베케이션에서 김경연 페르노리카 코리아 마케팅 전무가 사업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 페르노리카 코리아 제공

김경연 페르노리카 코리아 마케팅 전무는 “지난해 수입 위스키 시장은 젊은 층이 신규 소비자로 유입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면서 “발렌타인의 200년 역사상 가장 낮은 연산의 제품으로 700㎖ 기준 3만원에 나왔던 발렌타인 7년 버번 피니쉬가 20대 소비자에게 굉장히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유흥시장 침체로 위기를 겪었던 위스키 시장은 최근 젊은 층의 혼술(혼자 술 마시는 것) 트렌드 등을 타고 부활하고 있다. 위스키바가 우후죽순 생겨나며, 이곳에서 위스키를 홀짝이는 2030세대의 모습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지난해 수입 위스키 시장은 2019년보다 5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저가 제품의 등장으로 인한 20대 소비자 유입과 여성 소비층이 두꺼워진 점이 위스키 시장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페르노리카 코리아에 따르면 2019년 20대 소비층은 17%에서 2021년 20%로 3%포인트 성장했다. 같은 기간 여성 소비자 비중 역시 9%에서 16%로 7%포인트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위스키 수요 증가에 따라 코로나19 영향으로 1000억원대 아래로 떨어졌던 페르토리카 코리아의 매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6월 결산법인) 1205억원으로 다시 1000억원대를 회복했다. 전년에 비해 31.6% 증가한 수치로, 영업이익은 161억원에서 269억원으로 67% 늘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거 새로운 발렌타인 광고 모델로 선정한 주지훈(왼쪽)·민호. / 페르노리카 코리아 제공

이런 추세에 힘입어 회사 측은 발렌타인의 브랜드 이미지를 결정하는 광고 모델을 배우 주지훈과 보이그룹 샤이니의 민호로 교체하고, ‘꿈’을 주제로 한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2017년 정우성과 이정재를 발탁해 중후함과 고급스러움을 내세웠던 것과 대조된다. 김 전무는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게 다가가면서 브랜드 고유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화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소비층 유입을 위한 노력도 계속할 방침이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지난해 11월 발렌타인 브랜드 체험 공간을 운영했다. 또 발렌타인 17년 아티스트 에디션2를 출시하며 용산구 해방촌 내 7개의 레스토랑과 협업을 진행했다. 임시 매장으로 운영되는 7개의 레스토랑에서는 발렌타인 17년 상품과 잘 어울리는 음식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