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여행객이 제주도로 몰리는 가운데, 제주도에서 고급 호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 문을 연 그랜드조선 제주와 신라호텔, 롯데호텔, 그랜드 하얏트 등이 격전을 벌이고 있다. 내년에는 세계 30개 국가에서 100곳 넘는 호텔을 운영 중인 JW메리어트와 GS리테일(007070) 계열 파르나스호텔 등이 제주도에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다.

10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제주도 관광객은 1000만명을 넘어섰다. 관광 업계는 연말까지 1200만명 안팎이 제주도를 찾을 것으로 전망한다. 제주도 고급 호텔의 올해 연말 객실 예약률은 90% 안팎으로 알려졌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서울 호텔은 외국인 고객이 줄며 고전하고 있지만 제주도는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려는 내국인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JW메리어트 제주. /JW메리어트

JW메리어트는 내년 하반기 서귀포시에 고급 리조트 호텔 JW메리어트 제주 리조트 앤 스파를 열 예정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빌 벤슬리가 제주도의 농촌과 어촌에서 영감을 받아 자연을 품은 모습의 리조트를 따뜻한 느낌으로 지었다. 바트 뷰링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아태 지역 세일즈 마케팅 대표는 "제주도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고객에게 인지도 높은 휴양지라 서울에 이어 JW메리어트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JW메리어트 제주는 올레 7코스 인근 해안 절벽 위에 2만6830㎡(8116평) 규모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스위트룸 28개를 포함해 198개 객실, 6개 식음업장을 갖췄다. 찜질방·사우나·온천수로 구성된 온천과 스파, 실내외 수영장, 키즈 클럽 등 부대 시설과 고객 체험 공간이 있다. 흑돼지 등 제주도 본연의 식재료로 요리하는 다이닝 시설이 있어 고객이 맛집을 찾으러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 김덕승 JW메리어트 제주 총지배인은 "리조트에 있는 것만으로도 제주 여행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전경.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호텔도 서귀포 더쇼어호텔을 철거한 자리에 고급 호텔을 짓고 있다. 내년 여름 개관을 목표로 스위트룸을 포함한 300여 객실과 식음업장, 부대 시설로 구성될 예정이다. 앞서 더쇼어호텔은 블루코브자산운용이 아주그룹으로부터 사들였는데 GS리테일이 블루코브자산운용이 조성한 부동산 펀드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며 호텔 개발과 운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파르나스호텔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500~600여 개 객실을 갖춘 특급 호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 비즈니스 호텔 나인트리도 운영하고 있는데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서울을 넘어 관광객이 몰리는 제주도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은 전체 매출(올해 3분기)에서 호텔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이지만 편의점 경쟁이 치열해지자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코엑스에서 쇼핑몰 파르나스몰을 운영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제주도에서 호텔과 쇼핑몰을 결합한 복합 시설을 지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그랜드 하얏트가 제주도 드림타워에서 국내 패션 전문 쇼핑몰 HAN(한)컬렉션과 복합 운영되고 있다. 파르나스호텔 관계자는 "(쇼핑몰 등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