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이 지난해 12월 출범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가 독점 콘텐츠의 활약으로 OTT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업체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안드로이드와 아이폰(iOS) 스마트폰 기준 쿠팡플레이의 월 사용자 수(MAU)는 183만명을 기록했다. 올해 1월 사용자가 52만명이던 걸 고려하면, 7개월 만에 250%가 늘어난 셈이다. 시장 5위권에 안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7월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이 OTT 플랫폼 사용자수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U+모바일TV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앞서 서비스를 시작한 왓챠, 시즌보다 이용자 수가 더 많았다.

◇ ‘인턴기자’ 흥행에 쿠팡플레이 인기도 급상승

쿠팡플레이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월 2900원)인 로켓와우 회원에게 동영상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출범 초에는 가격은 싸지만 볼 게 없는 ‘가성비 OTT’라는 인식이 컸지만, 독점 콘텐츠 수를 늘리며 경쟁력을 높였다. 손흥민 선수가 속한 토트넘 홋스퍼 FC의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와 리오넬 메시가 이적한 파리 생제르맹 FC 경기를 독점 생중계하고, 미국 현지 국공립학교 수업에 적용되는 커리큘럼인 ‘스콜라스틱 기초 리더스’의 모든 영상을 OTT 최초로 공개했다.

특히 이달 4일 첫 방송한 독점 콘텐츠 ‘SNL코리아’는 쿠팡플레이를 제대로 알렸다는 평을 얻고 있다. ‘SNL코리아’는 앞서 tvN에서 미국 프로그램을 각색해 선보인 생방송 코미디 쇼로, 4년 만에 쿠팡플레이를 통해 부활했다. 이병헌, 하지원, 조정석 등 이른바 ‘초특급’ 연예인을 게스트로 섭외해 이목을 끈 데 이어, ‘위켄드 업데이트’ 코너에 등장한 ‘인턴기자’ 캐릭터가 주목받으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SNL코리아’ 1회가 공개된 지난 4일 쿠팡플레이의 일 사용자 수는 32만5438 명으로, 전달 같은 기간보다 약 10만 명이 늘었다. 방송 직전인 이달 1~4일까지 쿠팡플레이를 신규 설치한 수는 9만3310명으로, 전월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한 달 전만 해도 쿠팡플레이는 구글플레이 스토어 무료 다운로드 순위에서 28위에 불과했지만, 27일 현재 3위로 올라섰다.

지난 4일 쿠팡플레이가 공개한 SNL코리아 방송. 배우 이병헌이 게스트로 등장했다. /쿠팡플레이

◇ 3회 방송에 ‘풍자 개그’ 논란도... 콘텐츠 제작 주의해야

쿠팡이 OTT 사업에 주력하는 이유는 고객을 자사 플랫폼에 묶어두는 ‘록인(Lock-in·자물쇠) 효과’를 위해서다. 쿠팡과 쿠팡플레이의 시너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지만, 지난 2분기 덕평물류센터 화재에도 쿠팡은 70% 이상 매출이 신장하며 분기 최초로 매출 5조원을 넘어섰다.

쿠팡이 벤치마킹 해온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경우 유료 회원인 프라임 멤버십 가입자에게 OTT ‘프라임 비디오’를 서비스해 가입자를 2억 명 이상 확보했다. 최근 아마존은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영화 ‘007시리즈’ 제작사로 유명한 MGM을 84억5000만달러(약 10조원)에 사들였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프라임 멤버십 가입자가 아마존에서 쓰는 객단가는 일반 고객보다 2배가량 많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객을 플랫폼에 오래 잡아둔다는 건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며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멤버십 서비스는 충성고객을 만드는 핵심 전략이자 유통업계의 메가 트렌드”라고 했다.

쿠팡플레이 첫 오리지널 드라마 '어느 날'. /쿠팡플레이

쿠팡도 올해만 1000억원 이상을 쿠팡플레이에 투자해 플랫폼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SNL 코리아’에 이어 11월에는 차승현, 김수현 주연의 첫 오리지널 드라마 ‘어느 날’을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절대 강자인 넷플릭스를 비롯해 CJ ENM(035760) 티빙, SK텔레콤(017670) 웨이브 등 OTT 플랫폼들이 자체 콘텐츠 제작을 위해 이미 수천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데다, 오는 11월 디즈니 플러스가 상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선 쿠팡플레이가 규모의 경쟁보다 콘텐츠 차별화에 주력해야 승산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쿠팡플레이를 띄운 ‘SNL코리아’의 ‘인턴기자’ 코너는 단 3회 방송에 젊은 여성을 희화화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OTT 콘텐츠가 논란에 휘말리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쿠팡플레이처럼 상거래에서 파생된 서비스가 계속 논란이 되면 이커머스의 불매로 이어질 수 있어 콘텐츠 제작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