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009240)의 경영권 매각 작업에 2대주주인 미국 헤지펀드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서울 마포구 한샘 본사 전경.

한샘은 지난 7월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사모펀드 IMM PE와 체결한 지분 30.21% 및 경영권 양도 관련 양해각서(MOU)와 관련해 주주인 테톤캐피탈파트너스엘피(Teton Capital Partners, L.P.·테톤캐피탈)가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10일 공시했다.

가처분 신청 대상은 지분 매각 주체인 조 명예회장과 강승수·이영식·안흥국·최철진 사내이사다. 테톤캐피탈 측은 IMM PE가 실시하는 기업실사에 피신청인들이 협력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샘은 7월 조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30.21%과 경영권을 1조5000억원에 IMM PE에 넘기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매각 작업이 현재 진행중이며, 이날 롯데쇼핑(023530)이 IMM PE가 인수를 위해 만드는 펀드에 2995억원을 출자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 하기로 했다.

한샘 매각에 반기를 든 테톤캐피탈은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헤지펀드다. 2009년 10월 한샘 주식을 처음 매입했다. 당시 한샘 주가는 9900원이었다. 2011년 9월 주요주주에 이름을 올릴 때 보유주식 수는 117만7340주, 지분율은 5%다. 이후 조금씩 추가 매입해 6월 말 기준 보유주식 수는 198만5072주, 지분율은 8.43%다. 조 명예회장(15.45%)에 이은 2대주주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테톤캐피탈은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최대주주와 주요 주주 간 충분한 상의가 이뤄지지 않아 주주권을 심각하게 침해당했다는 이유로 매각 작업에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 주가는 올 들어 10~11만원대에서 움직였는데, 최대주주 측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100% 인정 받아 주당 22만원의 가격에 지분을 매도하기로 한 것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샘과 롯데쇼핑 측은 이번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주요 주주 간 사전 협의를 해야 한다는 한국 법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또 법원이 받아들이더라도 이미 실사가 대부분 완료돼 인수 작업에 차질이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샘 측은 “회사 이사회는 상기 가처분 신청과 관련하여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것이며, 추후 진행상황을 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